기업들은 보호무역주의 확대ㆍ경기침체 우려로 올해 4분기 국내 제조업은 더 고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업종의 부진한 흐름으로 제조업 업황ㆍ매출이 2분기 연속 하락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 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산업연구원이 14일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시황과 매출 전망 BSI가 각각 92와 95로 나타났다. 국내 약 591여개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지난 3분기 시황(96)과 매출(99)보다 각각 4포인트 떨어지며 2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더 높으면 경기가 지난 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이하면 그 반대다.
체감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내수(93)가 3분기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수출(97→96)과 고용(97→95), 자금사정(92→90) 등 다른 지표들 역시 일제히 하락했다. 주요 업종별 4분기 매출 전망 BSI 역시 반도체(111)를 제외하곤 모두 100을 밑돌았다. 그나마 자동차(93)와 조선ㆍ기타운송(98)의 매출 전망 BSI가 전분기보다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전기기계(84)와 기계장비(79) 업종은 전분기보다 각각 16포인트, 14포인트 하락하며 부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자(89), 화학(95), 섬유(85), 정밀기기(98) 역시 지난 분기보다 매출 전망 BSI가 하락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경기전망 조사에서도 기업들은 우울한 전망을 했다. 특히 응답 기업의 72.5%가 “주력산업 침체 장기화 등으로 한국 경제가 중장기 하향세에 들어섰다”고 답했다. 일시적인 경기 부진이란 응답은 20.9%, 회복세 지속ㆍ전환기란 답변은 6.6%에 그쳤다. 또 이들 중 62.0%는 연초 세운 영업이익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시장 둔화(79.3%ㆍ복수 응답) △고용환경 변화(36.6%) △보호무역주의(13.2%) △환율 변동성(12.6%) △기업 관련 정부규제(12.5%) 등의 이유를 들었다.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규제혁신 등으로 침체하는 산업 생태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