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자유한국당 복당 기자회견을 예고한 자당 소속 이학재 의원을 겨냥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라면서도 “절에서 덮으라고 주는 이부자리까지 가지고 가는 경우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국회 정보위원장 직책을 유지한 채 한국당에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히자, 사실상 내려놓고 가라고 압박한 것이다.
손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의 탈당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손 대표는 그러면서 “저는 그 동안 당 대표에 취임해서 포용적으로 모든 사람을 안고 가려고 했다”며 “그런데 나이 든 사람이 설득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앞으로는 당이 포용해야 되겠지만 기강을 잡아야 할 것은 기강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기강을 잡는다는 게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는 “최고위원들과 논의하겠다”고만 답했다.
당초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이후 한국당으로 복당하려 했던 이 의원은 손 대표가 단식농성에 들어가자 계획을 연기했다. 대표가 단식 중인 상황에서 탈당을 선언하는 것은 정치적인 도의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이 의원은 손 대표가 지난 15일 단식농성을 풀자 이튿날 바로 “18일에 한국당 복당 관련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7월 국회 후반기 원구성 때 바른미래당 몫의 정보위원장을 맡았다. 이 의원은 한국당 복당 시 정보위원장직을 갖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한국당이 보유하는 상임위원장은 기존 7개에서 8개로 늘어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동수가 된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교육위원장 하나만 남는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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