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의뢰한 일본 유튜버 “죽으라는 건지, 살라는 건지”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최악의 방사능 유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지역의 생수를 일본 방사능 검사기관에 의뢰하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한 일본인 유튜버가 생수 검사를 의뢰했는데, 대부분 검사를 거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인 유튜버 카미죠우는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에 자신이 직접 마신 후쿠시마 물을 방사능 측정 기관에 검사 의뢰한 후기 영상을 올렸다.
이 유튜버는 지바현에 위치한 A 기관에 생수 검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직접 반입한 식품이나 우물 물 등의 방사성 물질을 무료로 측정한다’는 홈페이지 소개 문구와는 달리 생수 검사는 불가능했다. A 기관은 유튜버와의 통화에서 “시중에 일반적인 검사 기관을 거치지 않은 식품을 검사하고 있다”며 “(유튜버가 의뢰하려는 생수는) 후쿠시마 수도국에서 (방사능) 검사를 마친 물이지 않겠느냐. 만일을 위한 검사라면 저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거절했다. 또 후쿠시마 수산물 검사에 대해서도 “구입 경로를 특정 지을 수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의뢰 접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를 거부하기는 다른 기관도 마찬가지였다. 도쿄에 위치한 B 기관은 “저희 쪽 장비로는 측정이 어려워 검사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답변해왔다. 도쿄 내 또 다른 기관에서도 결과적으로 검사가 불가능했다. C 기관은 “측정이 가능하긴 하다”면서도 “세금을 써서 검사하기 때문에 관할 지역 거주자만 신청 대상”이라고 말했다. C 기관이 위치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만 검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물이나 음료수, 유아용 식품 등은 검사가 안 된다고 거절한 기관도 있었다. 영상을 올린 유튜버는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 죽으라는 건지 살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적인 글을 남겼다.
이 영상이 올라온 이후 국내 누리꾼 사이에서는 일본 방사능 검사기관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방사능 측정하는 기관에서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없어서 측정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냐”(ste***), “홈페이지에 방사능 검사해준다고 적어놓고는 방사능이나 후쿠시마 말만 꺼내도 갑자기 더듬으면서 말하는 건 뭘까”(ros***), “기관마다 의도적으로 이런 저런 이유로 사실상 거부한다”(상***), “기관들이 이미 방사능 관련해서 정부로부터 어떠한 지시를 받은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raf***)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일본에서 안 되면 한국으로 가져와라. 한국에서 측정해보면 된다”(smi***), “우리나라에서 검사 해보는 건 어떠냐. 결과가 궁금하다”(김***),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라도 검사를 진행해 결과를 보고 싶긴 하다”(임***) 등 한국에서 방사능 검사를 해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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