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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최전선’ 대구동산병원 115일 만에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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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최전선’ 대구동산병원 115일 만에 정상화

입력
2020.06.15 16:5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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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1032명 입원, 937명 완치… 남은 확진자 12명은 격리 치료 중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관계자들이 병원 입구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발열체크와 자가문진표 작성을 안내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관계자들이 병원 입구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발열체크와 자가문진표 작성을 안내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최전선에서 병원을 통째로 비우고 확진자만 치료해온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이 15일 정상 진료로 복귀했다. 대구에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던 2월21일을 시작으로 115일 만이다. 대구가 가장 어려울 때 큰 역할을 했고, 이후 자칫 오염병원이란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한달간 재개원을 준비한 끝에 시민에게 돌아온 것이다.

15일 오전 10시 대구 중구 동산동 대구동산병원 건물 외벽과 주차장 곳곳엔 ‘6월15일부터 정상진료 합니다! 국민 여러분의 성원을 기억하며 최선을 다해 진료하겠습니다’ 라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간호사들이 업무 교대를 위해 이용한 별관 앞 천막과 컨테이너도 자취를 감췄다.

이 병원으로 들어갈 입구는 여전히 1곳뿐이었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담당 직원의 안내에 따라 이름과 연락처, 자가 문진표를 작성하고 발열체크를 마친 후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방역 체크를 한 표시로 손등에는 노란색 스티커를 붙였다.

1층 외래접수처 앞에는 환자 30명이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진료를 받으러 온 김근배(65)씨는 “병원에 와보니 그 동안 고생한 의료진들의 노고가 피부로 느껴진다”며 “하루 빨리 코로나가 끝나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외래접수처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전선에서 활동해온 의료진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외래접수처 앞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전선에서 활동해온 의료진들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붙어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외래접수처로 향하는 복도에는 ‘코로나19와 벌인 115일간의 사투’ 사진전도 열리고 있었다. ‘당장 내일이 힘든 자영업자지만, 오늘 더 힘든 당신을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시민들의 눈길을 붙들고 있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길연정 간호사가 15일 외래 접수를 위해 방문한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길연정 간호사가 15일 외래 접수를 위해 방문한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수술실 길연정(28) 간호사도 이날 병원 안내에 여념이 없었다. 그에게 확진자들이 건강하게 퇴원하는 모습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다. 코로나 확산 초기 병원 숙소와 병실을 오가며 밤잠을 설쳤던 피로가 퇴원자의 미소 한 번으로 사라졌다.

아픈 기억도 있었다. 할머니와 아들, 손자 3대가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한 후 아들이 먼저 완치됐으나 할머니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그는 “3대가 모두 건강하게 퇴원하길 바랐지만 할머니가 이겨내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대구동산병원은 이날부터 응급실과 수술실, 인공신장실, 건강증진센터를 정상 운영하고 있다.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1~5층 15개 진료과 자리도 재배치했다. 신종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뒤 최대 465개 병상까지 늘어났던 입원실은 201병상으로 운영되고 의사 32명과 간호사 142명도 정상 업무로 복귀했다. 호스피스 병동은 다음달부터 18병상이 가동된다.

병원 측은 이날 정상 진료를 위해 병원 전체를 한 달동안 소독했다. 세균 검사도 외부기관에 맡겨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115일간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이 15일 재개원했다. 이날 의료선교박물관 종탑에서 정순모 학교법인 계명대학교 이사장, 신일희 계명대학교 총장, 김권배 동산의료원장 등이 재개원을 알리는 타종을 하고 있다. 뉴시스
115일간 대구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인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이 15일 재개원했다. 이날 의료선교박물관 종탑에서 정순모 학교법인 계명대학교 이사장, 신일희 계명대학교 총장, 김권배 동산의료원장 등이 재개원을 알리는 타종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이날 오전 7시 병원 내 의료선교박물관 종탑에서는 재개원을 알리는 타종식이 열렸다. 타종식에는 정순모 계명대 이사장과 신일희 계명대 총장 등을 비롯한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

대구동산병원에서는 이날까지 확진자 1,032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937명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61명은 다른 병원으로 옮겼고, 22명이 숨졌다. 지금도 입원 중인 확진자 12명은 본관과 떨어진 9병동으로 격리됐다. 외래 환자와 동선도 분리됐다.

대구 중구 동산동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외래접수처를 방문한 시민들과 이를 안내하는 직원들로 뒤섞여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 중구 동산동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외래접수처를 방문한 시민들과 이를 안내하는 직원들로 뒤섞여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서영성 대구동산병원장은 “국민들께서 대구동산병원에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덕분에 신종 코로나 방역 의무를 나름대로 잘 수행한 것 같다”며 “새로운 출발을 계기로 헌신적인 의료서비스와 봉사를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드린다”고 말했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 중구 동산동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정상 진료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대구 중구 동산동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에 정상 진료를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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