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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윤 기자

등록 : 2018.04.24 14:00

[줌인뉴스] 주 52시간? 우리가 만드는 드라마 같은 얘기

등록 : 2018.04.2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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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가 프리랜서 계약직, 하루 평균 20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52시간 근로제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입니다.

바로 ‘방송현장 노동자들’인데요. 이들이 현행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국일보가 짚어봤습니다.

제작: 박지윤 기자

원문: 강은영 기자

"하루에 20시간 넘는 노동을 부과하고 2~3시간 재운 뒤 다시 현장으로 노동자를 불러내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이미 지쳐있는 노동자를 독촉하고... 제가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어요" 2016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고 이한빛 PD의 유서입니다.

이 PD는 이 유서를 통해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과 휴게 시간의 절대적 부재,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고발했습니다. 그러나 제작환경은 바뀌지 않았고 사고는 이어졌습니다. 

“새벽 5시에 나와 버스를 타고 촬영 현장에 도착하면 몇 시까지 촬영을 하는지 아시나요? 미니시리즈(16부작)는 밤샘 촬영이 기본이라 찜질방 가서 씻고만 나옵니다." "일일드라마도 1, 2회는 (시청률 때문에) 힘을 줘야 하니까 새벽 3시까지 찍는 일도 많아요." 

지난달 9일 국회에서 열린 ‘드라마 제작현장 노동인권개선을 위한 대토론회’ 여성 방송 스태프의 호소는 눈물겨웠습니다.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없는 제작 현장에서의 고된 노동에 대한 분노였습니다. 

드라마 제작 종사자 10명 중 6명은 하루 20시간 이상, 3명은 15시간 이상 일합니다. 하루 평균 노동시간 19.5시간, 휴식시간 2.7시간. 사실상 거의 모두가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일을 한다는 것이죠. 

이처럼 방송 제작현장이 열악하기 짝이 없는데도 스태프들은 법적 보호를 받질 못해 왔습니다. 그간 방송업이‘특례업종’이었기 때문인데요. 촬영 현장의 dlt따른 사건사고가 결국 국회를 움직였습니다.

주  52시간이 명시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방송업’과 ‘영상ㆍ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도 특례업종에서 삭제된 겁니다. 이제 법으로 근로시간을 제한하면 방송 스태프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됐다고는 하지만 정해진 건 하나도 없어요.”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잘라 말합니다. "정규직 직원들의 근로시간을 줄이는 방안 등은 심각하게 논의 중입니다. 협력업체나 비정규직 프리랜서 등과의 계약관계까지 들여다볼 여력은 당연히 없고요."

“주 52시간 근로 단축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일 뿐이죠.”저는 근로기준법에서 명시하는 근로자가 아니에요. 노동자가 아니란 말이죠." 20년 넘게 드라마 제작현장에서 세트 설치 작업을 해온 한 스태프는 말합니다.

실제로 현재 방송 프로그램 제작 등에 종사하는 스태프의 상당수가 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탭니다. 대부분의 스태프들은 협력업체나 프리랜서로 구분돼 방송사나 외주제작사와 다단계 하청 계약을 맺고 있는 구조. 이유는? 바로 ‘제작비 절감’ 때문입니다. 

“프리랜서는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요” -김동현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결국 드라마제작 노동자 중 85% 이상이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적용되더라도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게 현실입니다.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기자들, PD들의 업무 지휘와 감독을 받고 일상적으로 방송사에 출근해 근무해요. 그런데도 노동자가 아니라니요?" 이들은 노동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뿐 아니라 기초적인 사회보장제도인 4대 보험의 적용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개정 근로기준법은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적용 시기가 늦춰집니다. 영세업체가 많은 방송업의 특성상 방송 스태프 상당수에게 주 52시간 근무는 아직 남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방송계 노동자들은 힘주어 말합니다. “계약 형식만 놓고 노동자냐 아니냐를 따지지 말고 현장 노동의 실질을 중심에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방송 제작 현장을 노동법의 사각지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원문: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제작: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일보 자료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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