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혜미 기자

박주연 인턴 기자

등록 : 2017.08.09 17:06
수정 : 2017.08.09 17:06

[카드뉴스] ‘L사이즈’ 여성은 마라톤도 달리면 안 되나요

등록 : 2017.08.09 17:06
수정 : 2017.08.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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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국내 여성복은 작고 불편하게 만들어집니다. 국내 의류업체의 60%가 'S 사이즈'까지만 옷을 만든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뿐만 아니라, 최근 마라톤을 주최하는 스포츠 브랜드가 여성 운동복을 'M 사이즈'까지만 제공해 빈축을 사고 있습니다.

운동복도 예외가 아닌 '작은 사이즈 추종 문화'를 한국일보가 카드뉴스로 정리했습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박주연 인턴기자

한 스포츠 브랜드가 주최하는 유명 마라톤 행사에 참여하기로 한 A씨

주최 측이 제공하는 티셔츠의 '사이즈 표'를 살펴보던 A씨는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마라톤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티셔츠를 입고 가야 했지만, S와 M 사이즈 밖에 없었던 것.

평소 L 사이즈를 입는 A 씨는, 결국 "남성용 티셔츠를 받을 수 있는지" 주최 측에 문의해야 했습니다.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사이즈는 S와 M 사이즈 두 가지뿐인 반면,

남성이 선택할 수 있는 사이즈는 M에서 XXL까지 모두 4가지였습니다.

왜 여성의 'L 사이즈'는 사라졌을까요?

왜 우리 사회에서 그보다 더 큰 사이즈를 입는 여성은 보이지 않는 걸까요?

L 사이즈 이상을 입는 여성에게는 마라톤을 달릴 권리도 주어지지 않는 걸까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유독 여성의 옷은 '작고' '불편하게' 만들어집니다

국내 의류 업체 중에서는 여성 의류를 S 사이즈까지만 만드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여성환경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기성복 브랜드의 60%가 S 사이즈 이하만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M 사이즈 이상을 입는 여성이라면 5번 중 3번 꼴로 사고 싶은 옷을 포기해야 하는 셈입니다.

"예쁜 옷을 입고 싶으면 네가 살을 빼"

모두가 살을 빼면 해결될 문제일까요?

그럼 누구나 입을 수 있는 '프리 사이즈'는 이대로 괜찮을까요?

'프리 사이즈'의 옷을 판매한다는 한 온라인쇼핑몰.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옷의 사이즈는 '55반'입니다.

55반 사이즈는 162cm, 53kg의 마른 체형이 입을 수 있는 옷인데요.

과연 이 옷을 누구나 입을 수 있는 프리 사이즈라 부를 수 있을까요?

이렇게 작은 사이즈를 강요당하는 건 성인 여성뿐만이 아닙니다.

여학생들의 교복도 상황은 마찬가지.

남자 교복과 여자 교복.

어떤 옷이 더 큰 사이즈일까요?

한눈에 보기에도 남학생 교복이 더 큰 사이즈일 것 같지만,

놀랍게도 남학생 교복은 91 사이즈, 여학생 교복은 94 사이즈였습니다.

더 큰 치수의 옷임에도 불구하고 여자 교복은

더 작고, 끼고, 불편하게 만들어졌습니다.

왜 여성들의 복장에만 팍팍한 기준이 적용되는 걸까요.

작은 사이즈의 옷이 ‘표준’이 되는 건 단순히 "마음에 드는 옷을 살 수 없다"는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마른 사람들만 입을 수 있는 프리 사이즈

여성들에겐 제공되지 않는 라지 사이즈

이런 기준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여성들은 "마른 것이 정상이다"는 관념을 무의식 중에 체득하게 됩니다.

그래서 작은 옷에 맞춰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고, '여자는 평생 다이어트'라는 미용 강박에 빠지기도 하는데요.

"국내 의류업체는 작은 사이즈를 주로 생산하면서 ‘마른 몸매’가 ‘표준’이라 강요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체형들의 여성들이 ‘정상’의 압박에서 벗어나 자신들 몸에 맞는 옷을

구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한편, 획일적인 기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으로 자신만의 '사이즈'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작은 사이즈' 추종 문화에 반기를 드는 패션문화 잡지 '66100'의 편집장.

우리나라 최초의 플러스사이즈 모델.

김지양

김지양씨는 우리나라의 작은 옷 추종 문화가 유발하는 문제점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행복추구권 박탈"

“해외로 어학연수를 간 학생들이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이유는

외국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옷의 사이즈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2014년 6월 18일 한국일보 인터뷰 중

그래서 김지양씨는 여성들의 다양한 사이즈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플러스 사이즈' 쇼핑몰을 창업했습니다.

지금 모습 그대로 충분히 예쁜 옷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김지양씨는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사이즈가 아름다움의 전부인 것처럼 보일 때도 있겠죠"

“사이즈는 아름다움의 척도가 아니라 당신을 구성하는 하나의 숫자에 불과합니다.

당신은 있는 그대로 아름답습니다“

2014년 9월 1일 CBS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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