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혜미 기자

고가혜
인턴기자

등록 : 2017.09.20 15:11
수정 : 2017.09.22 08:31

[카드뉴스] 김생민의 '절실함'이 2017년에 빛을 발한 이유

등록 : 2017.09.20 15:11
수정 : 2017.09.2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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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핏! 그레잇!"

데뷔 26년 차 개그맨 김생민은 이 두 마디로 단숨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통장 요정' 김생민의 어떤 점에 대중이 열광하는 걸까요. 또, '김생민 현상'이 2017년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한국일보가 카드뉴스로 정리했습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고가혜 인턴기자

1992년 유재석과 함께 데뷔했지만, 지난 25년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개그맨이 있습니다.

연예가중계 '리포터', 출발 비디오 여행 '그 사람'으로 불렸던 개그맨 김생민.

한 프로그램에 20년 넘게 출연하며 착실한 방송인으로 인정받았지만,

스타들이 가득한 연예계에서 항상 그는 '주연' 보다는 '조연'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우연히 찾아온 기회,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

"돈은 안 쓰는 것이다", "옷은 기본이 22년" 주옥 같은 명언으로 단숨에 절약 전도사가 되었는데요.

방송 시작과 동시에 인기를 얻더니 9월 첫 주에는 인기 팟캐스트 1위를 차지, 그 결과 지상파에도 코너가 편성됐습니다.

그가 불필요한 소비에 외치는 "스튜핏", 현명한 소비에 외치는 "그레잇"은 명실상부 전국민 유행어가 됐습니다.

"스튜핏! 그레잇!" 단지 '절약'을 재미있게 표현하는 우스갯소리일까요?

방송계의 유명한 '통장요정' 김생민이 이제서야 재조명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어쩌면 '이번 생은 망했다'는 비관이 팽배한 시대가 가고, 성실이 미덕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돌아오는 걸지도 모릅니다.

주창윤 교수는 "새롭게 부상하는 어떤 정서는 '특정 시기에 유행하는 문화'를 경험한 대중들의 정서와 관련이 있다"고 말합니다.

동시대를 살면서 많은 사람이 느끼는 공통의 경험과 정서가 '문화현상'으로 발현된다는 겁니다.

지난 10여 년, 한국 사회를 관통했던 유행어를 한 번 되짚어볼까요?

2003년, 대중의 관심은 '웰빙'에 쏠렸습니다.

1인당 GDP가 급격히 늘어나며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자 '웰빙족'들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여유롭고 행복한 삶을 꿈꿨습니다.

2012년, 마음을 다친 이들이 많아서일까요. '힐링'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습니다.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나만의 힐링 방법'을 찾아나선 이들.

'힐링캠프'라는 예능이 탄생할 정도로 사람들은 '힐링'에 몰두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에 등장한 단어 '헬조선'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삶에 사람들은 한국을 '지옥'으로 비유했습니다.

'헬조선은' 2016년 한 해 동안, 주요 언론사 기사에서만 2,188건이나 등장했습니다*

흙수저, 대한민국, N포세대, 비정규직, 청년실업, 탈조선...

그 중 1,000개의 기사에서 헬조선과 관련된 단어를 검색하니, 현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헬조선의 정서 속에서 '티끌은 모아도 티끌'로 여겨지고, 노력은 '노오력'으로 폄하됐습니다.

열심히 모아도 집 한 채 못 산다는 생각에 '탕진잼', 'YOLO(You only live once)'라는 삶의 태도가 각광받았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절약하며 성실하게 사는 사람은 "뭐 그리 팍팍하게 사냐", "없어 보인다"며 비웃음을 샀습니다.

하지만 김생민은 말합니다. "노동 이즈 베리 임폴턴트!"

"주저 앉지 말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말만 하면 모든 것이 다 이뤄지는 '금수저'들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생민이 던진 '절약 화두'에 사람들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내일은 없다'며 돈을 쓰던 사람들도 한 푼, 두 푼 모으는 재미를 느낀 겁니다.

'노오력'으로 폄하되곤 했던 노력이라는 단어도, 이제 '미래를 위한 절실함'이라는 원래 뜻을 되찾아가고 있습니다.

"YOLO가 무기력함을 근간으로 한 자기합리화 라이프 철학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짠 내 나지만 살아보겠다는 의지 가득한 삶의 신조가 유행하니 더 좋다"

"안 쓰는 게 찌질한 게 아니라 격 있게 아낄 수 있음을 보여준 것 같아요.

겸손하지만 자존감은 높은 분인 듯."

“절실함이 있다면 작더라도 저축에 도전해봐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 김생민 (SBS러브FM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

"스튜핏! 그레잇!" 김생민이 외치는 명쾌한 유행어.

바닥까지 떨어진 노력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땀과 인내는 절대로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사람, 김생민.

어쩌면 '김생민 현상'은 희망찬 내일을 바라는 이 시대가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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