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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목표 도달한 핵 능력 지렛대 삼아 장기적 성장기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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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목표 도달한 핵 능력 지렛대 삼아 장기적 성장기반 마련”

입력
2018.04.22 17:3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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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2012년 집권 당시 인민들에

“허리띠 매지 않게 하겠다” 선포

2020년 ‘경제발전 5개년’ 종료

“새 돌파구 마련에 나설 때”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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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뒤 트럼프 첫임기 마지막 해

“北美, 경제 발전과 비핵화 교환

합의 시한 일치 공산 높아” 분석

북한이 20일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 주재 하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0일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 주재 하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핵 무력과 경제를 나란히 진전시켜 나간다는 북한의 정책 방향이 5년 만에 바뀌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새 전략적 노선을 제시하면서다. 목표 수준에 도달한 핵 능력을 지렛대 삼아 2년 뒤에는 장기적 경제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구상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새 정책 노선을 채택한 건 20일 열린 노동당 제7기 제3차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다. 김 위원장은 회의 보고에서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정치사상 강국, 군사 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그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며 “우리 당의 병진 노선이 위대한 승리로 결속(마무리)된 것처럼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튿날 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 기사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10회), ‘새로운 혁명적 노선’(2회), ‘새로운 노선’(1회) 등 ‘새롭다’는 표현을 13회나 쓸 정도로 노선 변화를 강조했다.

노동신문은 또 22일 ‘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 참가자들의 반향’이라는 제목으로 1면에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당의 새로운 전략 노선을 향한 당과 내각 고위 간부들의 충성 맹세를 실었다. 박광호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선전선동부장은 기고에서 “우리 군대와 인민은 최고 영도자 동지를 진두에 높이 모시어 우리 당의 병진 노선이 위대한 승리로 결속된 것처럼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한 새로운 전략적 노선도 반드시 승리하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노동신문 1면에는 이들 말고도 여러 분야별 간부들의 각오가 실렸다.

노선 변경 명분은 충분한 핵 능력의 확보다. “세계적인 핵 강국으로 재탄생”이나 “우리의 힘을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에까지 도달시키고” 등이 김 위원장이 동원한 표현인데,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은 사거리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형을 한 차례 발사한 뒤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포한 바 있다. 완성된 핵에 더 이상 매달릴 필요가 없어진 만큼 이제 경제에 매진하겠다는 논리다.

올 들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 주도로 전격 추진된 배경도 경제를 일으키려는 김 위원장의 의도와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현재 북한이 진행 중인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의 종료 시점이 2년 뒤(2020년 5월)로 다가온 만큼 이제 김 위원장이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설 때라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012년 집권 당시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선포하고도 미국과의 관계가 틀어지는 바람에 약속을 못 지키고 핵 고도화에 집중해야 했던 김 위원장 입장에서 2020년까지 성과를 내고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면 시간이 많지 않다”고 했다. 그는 “공교롭게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임기 마지막 해가 2020년이어서 경제 발전과 비핵화라는 양측 카드를 교환하는 합의 시한이 일치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번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핵 포기 대가로 우선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고 나아가 과학ㆍ교육 기술 육성 및 외자 유치라는 대내ㆍ외 방안의 시너지를 유도해 첨단 산업 발전 토대를 닦는다는 게 김 위원장의 장기 구상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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