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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계규의 이 사람] MB, 전직 대통령 잔혹사 이어가나

입력
2018.01.20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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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캐리커처
이명박캐리커처

2013년 2월 퇴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5년 만인 지난 17일 다시 국민들 앞에 섰다. 검은 정장을 입고 회견장인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 등장한 이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을 비롯해 자신을 향한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를 ‘정치보복’ ‘짜맞추기 수사’라고 맹비난하면서 그간 쌓였던 불만을 작심한 듯 쏟아냈다.

전직 대통령 잔혹사를 비켜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그간의 안도감이 깨진 탓일까. 3분가량의 짧은 기자회견 동안 이 전 대통령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역력했다. 불과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바레인 출국에 앞서 약식 기자회견을 가질 때 느껴졌던 여유는 온데간데 없었다. 혹자들은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모습을 199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골목성명’에 비유했다. 그만의 억울함과 비장함이 교차됐다는 의미다.

이 전 대통령이 “나에게 책임을 물어라”고 했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문재인 정권을 향한 선전포고나 다름 없다는 평가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음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은 보수세력의 결집을 통한 보수와 진보 간 대결구도로 전면전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당장 문재인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의 발언에 “분노의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현직 대통령으로 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발언으로 맞받았다.

우리 현대사에서 살아 있는 권력을 과거 권력이 이긴 전례는 없다. 이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 모두 누구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사실상 결론이 나 있는 싸움이다. 하지만 그 마지막 모습은 과거 권력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기도 했다. 수세에 몰려 있지만, 이 전 대통령의 선택이 앞으로 더욱 중요한 이유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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