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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치소 인권침해 주장”… ‘국제사회 호소’로 대응전략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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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치소 인권침해 주장”… ‘국제사회 호소’로 대응전략 바꿨나

입력
2017.10.18 17: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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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국제법무팀 MH 그룹 제기

“더럽고 추운 바닥에서 잠 못자”

교정본부 “처우보장 충분” 반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내용의 CNN 보도화면. CNN 홈페이지 캡처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는 내용의 CNN 보도화면. CNN 홈페이지 캡처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65ㆍ구속기소)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보도의 출처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인 MH그룹으로, 최근 구속기간이 6개월 연장되자 사실상 ‘국내 재판 포기’ 의사를 밝힌 그가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쪽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교정당국 측은 “충분한 처우를 하고 있다”며 이런 주장을 일축하고 있어 그의 ‘전략 수정’이 얼마나 설득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CNN 보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 소속 변호인들은 그가 “더럽고 추운 감방에서 지내며, 계속 불이 켜 있어 잠도 이루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하부요통, 무릎과 어깨 부위의 골관절염, 희귀한 부신 이상 증세, 영양실조 등 만성질환에 따른 고통도 받고 있으며, 심지어는 바닥에서 잠을 잔다고도 했다. 이 같은 내용들은 MH그룹이 작성한 박 전 대통령 관련 ‘인권상황 보고서’ 초안에 담겨 있으며, 여기에는 “박 전 대통령의 상태는 계속 악화되는데도, 그가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도 기재돼 있다. CNN은 이 보고서가 조만간 유엔 인권위원회(OHCHR)에 제출될 예정이라면서 “제대로 된 침대에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점이 박 전 대통령의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로드니 딕슨 변호사의 언급도 함께 전했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즉각 해명자료를 내고 보도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법무부는 우선 “(박 전 대통령은) 바닥 난방시설과 TV, 관물대, 수세식 화장실 등을 갖춘 적정 면적의 수용거실에 있다”며 “취침시간에는 수용자 관리ㆍ보호를 위해 관찰 가능한 정도로 조도를 낮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치소 내 의료진한테서 수시 진료를 받고 있고, 외부 전문의료 시설에서도 2차례 진료를 받았다”며 적정하고 충분한 진료기회를 보장했다고 밝혔다. ‘제대로 된 침대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교정시설 내에선 일부 중증환자 외에는 바닥에 접이식 매트리스를 깔고 취침토록 하는데, 박 전 대통령은 허리통증을 호소해 접이식 매트리스를 추가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박 전 대통령 측 주장은 ‘사실 왜곡’이라는 것이다.

문제를 제기한 MH그룹의 실체에도 의심스러운 시선이 쏠린다. 최근 일괄 사임한 박 전 대통령의 국내 변호인단은 물론, 그의 가족도 이들의 존재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MH그룹은 2011년 리비아 민중봉기 때 반인도주의적 범죄 혐의로 기소된 리비아 전 대통령의 아들 사이프 카다피를 변호하는 등 주로 고위급 인사들의 국제법 문제 대응을 맡아왔다고 스스로 소개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선 8월 15일 첫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했고, 지난달 27일에는 국내 한 보수 일간지에 ‘박근혜 대통령의 불법 구금 및 인권유린에 대해 유엔과 국제사회가 공동조사에 착수한다’는 광고를 싣기도 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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