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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의 한은, 피케티 방식으로 한국 불평등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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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의 한은, 피케티 방식으로 한국 불평등 분석

입력
2014.06.1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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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자본론주요내용
21세기자본론주요내용

한국은행이 최근 전세계 경제학계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방식으로 우리나라의 불평등 실태를 분석한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내수 경기 진작과 중장기적인 성장 잠재력 확충을 위해서는 소득 불평등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주열 총재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16일 한은 경제통계국의 조태형 국민BS팀장은 “국민대차대조표를 기초로 장기간 한국경제의 자산 수익률과 소득증가율을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분석 방식은 장기 데이터를 토대로 자산ㆍ소득 불평등 문제를 다룬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에서 사용된 방식을 원용할 계획이다.

이 책이 분석해 낸 현대 자본주의의 핵심 구조는 자본(자산)의 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 자본 소유자인 소득 최상위계층(0.01~1%)에 부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참조기사) 세계대전이나 대공황 같은 극단적 자본파괴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 한, 자본가들은 소득 대부분을 저축하고 재투자하고 또 이것을 자손들에게 상속하므로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깊어지게 된다.

이 같은 주장은 부모의 부동산 보유 수준이 자녀의 향후 소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한국의 현실에서 쉽게 목도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모두 다 아는 사실’이라 하더라도 피케티처럼 데이터로 증명해야만 학문적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한은은 지난 5월 개발된 국민대차대조표에 기초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민간부문)의 순자산과 자본 소득으로 자산 수익률을 구하고 국민총소득(GNI)이나 국민순소득(NNI)의 증가율과 비교할 계획이다. 전에도 자산수익률을 구할 때 국민계정 통계 등을 통해 자본소득은 추정할 수 있었지만 분모에 해당하는 자산 통계는 미비했다. 시기는 1970년까지 소급해 분석한다.

조 팀장은 그러나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자영업자나 농민에 대한 소득 비율 처리 문제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며 자산수익률을 공식통계로 잡는 대신 개인 의견을 전제로 한 보고서나 논문 등의 형태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케티의 책을 이미 읽고 사전 준비 작업 중인 그는 “대강 보면 자산 수익률은 한국도 1960-1970년대부터 안정적으로 완만하게 움직여왔다”며 “책을 읽고 가장 놀라운 점은 피케티가 직접 모은 방대한 자료규모”라고 전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주재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주재 중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미 국내에서도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등 몇몇 경제학자들이 피케티 방식으로 한국 경제를 분석하는 시도를 시작했다. 여기에 중앙은행인 한은이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이주열 총재가 직접 이에 대한 연구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3일 출입기자단의 만찬에서 이 총재는 “취임하기 전부터 (해외에서) 소득불평등에 대한 글이 부쩍 많이 나오면서 이슈가 되고 있었다”면서 “우리나라가 소비, 내수 쪽 성장잠재력이 취약한데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유효수요를 더 높이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 취임하고 나서 이에 대한 연구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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