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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만 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 기념우표(왼쪽)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 제창 6주년 기념 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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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 대통령취임 기념우표(1948.08.05), 제2대 대통령 취임 기념 항공우표(195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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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승만 대통령 제80회 탄신 기념우표(1955.03.26), 리승만 대통령 제81회 탄신 기념우표(1956.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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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 ‘새싹과 의거 학생’(196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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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1963.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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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1967.07.01), 제9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1978.12.27), 제7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1971.07.01ㆍ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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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통령 각하의 존영과 경제발전상 보통우표(1970.11.30), 박대통령 각하 존영 보통우표(1970.09.28), 제8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1972.12.27ㆍ왼쪽부터 시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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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197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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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제11회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1980.09.01), 제12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1981.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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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3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198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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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4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199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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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1998.02.25),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기념우표(2000.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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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6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2003.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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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200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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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2013.02.25)

취임, 업적, 탄신기념... 대통령의 우표들


우정사업본부가 30일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우표는 한 국가의 사회와 문화, 역사를 표현한 공식 상징물이다. 특히, 대통령이 등장한 우표는 국가 비전 또는 시대적 염원을 함축하고 있어 시대적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 과거 비민주적 독재정권 시절엔 대통령 취임 외에도 외국 정상과의 회담이나 업적 홍보, 심지어 대통령의 장수를 기원하는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으나 90년대 이후론 취임 기념우표만 만들고 있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 시절 발행이 결정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는 그런 점에서 ‘시대착오적 우상화 시도’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박 전 대통령 기념우표를 둘러싼 사회적 논란을 계기로 역대 대통령의 우표에 담긴 시대상을 찬찬히 들여다 보았다.

#1 이승만(초대~3대) 대통령

1948년 발행된 초대대통령 취임 기념우표에선 한복을 입은 대통령의 모습과 함께 ‘이승만 박사’라는 호칭이 눈에 띈다. 6ㆍ25전쟁 중 나온 제2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엔 ‘경사가 겹치다’는 의미의 ‘쌍 희(囍)’ 문양이 쓰였고 대통령 얼굴 주위로 후광이 밝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5년 본인의 80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우표에도 등장했다. ‘리승만 대통령 각하 제80회 탄신 기념’이라는 제목 옆으로 ‘공경하는 마음으로 축하한다’는 뜻의 ‘봉축’ 글씨가 선명하고 대통령의 장수를 기원하는 한자 ‘壽(수)’도 반복해서 넣었다. 이듬해에도 81회 생일을 기념하는 우표가 발행되었는데 여기엔 서울 남산에 세워진 송수탑(頌壽塔ㆍ장수를 기리는 탑)의 이미지를 넣었다. 이 두 종의 우표 모두 ‘탄신’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대통령을 왕이나 신으로 섬기는 당시 분위기가 지금의 기준에선 황당하게 느껴진다.

#2 대통령취임 대신 새 정부수립 기념(윤보선 4대 대통령)

4ㆍ19혁명 이후 취임한 윤보선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유일하게 취임 기념우표를 발행하지 않았다. 대신 ‘새정부수립기념’ 우표를 만들었다. 우표 좌우에 의거 학생과 새싹을 배치해 4ㆍ19 정신을 기리고 민주주의 발전을 기원했다.

#3 박정희(5대~9대) 대통령

5ㆍ16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대통령의 취임 기념우표에는 중앙청 건물 이미지가 등장한다. 취임 한 해 전인 1962년 박정희 국가재건최고위원회 의장은 이 중앙청을 대대적으로 개ㆍ보수 했다. 대통령 인물 사진을 둘러싼 두 마리의 봉황 무늬는 박정희 대통령부터 청와대 휘장으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봉황 휘장은 1967년 제6대, 1971년 7대, 1978년 9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에도 등장하는데 그 모양이 조금씩 달라진 점이 재미있다.

1972년 유신헌법에 따라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제8대 대통령에 취임한 박정희 대통령은 당시 취임 기념우표에 공장과 트랙터, 고속도로 이미지를 넣었다. 독재와 억압의 정권 이미지는 이렇게 경제발전과 국가번영의 꿈으로 가려졌다. 박정희 대통령은 취임 기념우표 외에도 경제발전이나 새마을운동의 성공 등 본인의 업적을 내세운 우표에 수시로 등장했다. 1970년 9월과 11월 빌딩과 고가도로, 공장, 항공기, 선박 등 경제발전상을 그린 보통우표나 1976년 새마을운동 제창 6주년 특별우표에서도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다.

당시 우정사업을 관장한 체신부는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를 발행하면서 그 의미를 장황하게 설명했는데, 우표포털서비스 ‘K-stamp’에 남은 기록에 따르면 박정희 대통령을 ‘위대한 영도자’로 묘사하며 “국민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그의 지도 이념을 높이 받들 것”을 독려해 당시 정치 사회적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박정희 대통령은 1980년 추모우표가 발행되면서 역대 대통령 중 서거 후 우표에 등장한 유일한 대통령이 됐다.

#4 최규하(10대) ㆍ 전두환(11대, 12대) 대통령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부터 신군부에 의해 실권을 빼앗긴 최규하 대통령의 취임 기념우표는 ‘무색무취’했던 역사적 발자취처럼 별다른 특징을 찾아볼 수 없다. 제10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가 발행된 지 9개월도 채 안 되어 11대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가 나왔다. 12ㆍ12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기념우표에 ‘새시대 새역사’라는 문구와 함께 횃불을 들고 세상을 밝히는 이미지를 배경으로 썼다. 경제산업의 발전을 통해 정치적 불안정을 잠재우려는 시도는 박정희 정권 때와 마찬가지였다. 제11대와 12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속에서도 대규모 공장의 이미지가 빠지지 않은 이유다. 전두환 정권 당시에도 체신부는 대통령을 ‘영도자’로 표현했고 그의 ‘지도 이념’을 받들어 전진할 것을 주창했다.

#5 노태우(13대) 대통령 이후

이승만 대통령이 총 6종의 우표에 등장했고 박정희 대통령의 경우 21종, 전두환 대통령은 총 30종의 우표에 등장할 정도로 과거 대통령의 우표는 수시로 발행됐다. 그러나 제 13대 노태우 대통령부터 취임 기념우표 외에 대통령 우표는 발행되지 않았다. 노벨 평화상 수상 기념우표에 등장한 김대중 대통령만 예외다.

노태우 대통령의 취임 기념우표에 등장한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이미지는 당시 88 서울 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열망을 짐작하게 한다. 김영삼(제14대) 대통령은 취임 기념우표에 태극기와 함께 백두산 천지 이미지를 넣어 군사정권 시대를 끝내고 ‘신한국’을 창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여야 정권교체를 이룬 김대중(제15대) 대통령은 취임 기념우표 속에서 밝게 웃는 모습으로 미래지향적 협력 시대를 약속했고, 노무현(제16대)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경제 중심 국가 건설이라는 국민적 염원을 한반도와 태극 문양을 결합한 이미지로 표현했다. ‘일 하는 대통령’을 표방한 이명박(제17대) 대통령은 취임 기념우표에서 셔츠 차림에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있다. 슬로건 ‘글로벌 코리아’는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 지도와 태극문양으로 표현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박근혜(제18대) 대통령의 취임 기념우표는 단순하다. 작은 태극기와 액면가 표시가 없으면 평범한 인물사진처럼 보일 정도다. 우정사업본부는 ‘K-stamp’에서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 갈 최초 여성 대통령’의 온화하고 당당한 모습을 간결하고 품격있게 표현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제19대 대통령에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기념우표는 어떤 의미를 함축해 담아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등록: 2017.07.01 09:00 수정: 2017.07.04 04:33 박서강 기자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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