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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인제에서 추락한 무인기에 대한 조사 결과 브리핑에 앞서 국방부가 언론에 배포한 북한 무인기 촬영 사드 기지 사진. 흑백으로 인쇄된 자료에 6X4cm 크기로 흐릿한 사진 두 장이 전부였으며 그마저도 골프장 형태만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흐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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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에 비해 5월 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위성사진이라며 공개한 성주 사드기지 사진. 북쪽 능선에 자리 잡은 발사대가 비교적 또렷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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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쪽 능선의 레이더 장비 모습. 국방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무인기가 촬영한 사드 기지 사진이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사진보다 해상도가 떨어진다고 밝혔지만 화질이 좋지 않은 TV화면으로 해상도를 측정한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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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가 6월 21일 공개한 인제 추락 무인기와 기체에 탑재된 미러리스 카메라 소니 A7r과35mm 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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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인기 후미 부분 아래쪽에 사진 촬영을 위한 둥근 창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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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의 선명도를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같은 기종과 렌즈로 촬영해 봤다. 5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에서 용산구 방향으로 촬영(위 사진)한 뒤 무인기의 촬영고도와 같은 거리인 1.4km 지점(붉은색 상자 안)을 확인했다. 촬영 당시 연무로 가시거리가 9.2km에 불과했지만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에 걸린 유엔기, 태극기, 성조기(아래 사진)를 구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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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3월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가 촬영한 청와대 일대 사진. 당시 국방부가 공개한 원본 사진의 공간해상도는 27㎝로 확대했을 때 청와대 앞 분수대 주변(붉은색 상자)으로 사람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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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주 무인기가 공간해상도 25㎝로 촬영한 경기 고양시 지축역 부근 사진. 붉은색 상자 안의 공사장을 확대해 보니 굴삭기 등 중장비의 모습이 또렷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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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해상도> 북한 무인기에 탑재된 카메라는 ‘소니 α7R’ 모델로 해상도는 가로ㆍ세로 각 7,360 X 4,912 픽셀이다. 국방부가 공개한 흐릿한 사진을 근거로 파악된 무인기의 실제 촬영 범위는 가로 1.8㎞, 세로 1.2㎞. 이를 카메라 해상도로 환산하면 한 픽셀 당 약 24㎝ 크기의 피사체를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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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가 공개한 인제 추락 무인기에서 나온 카메라 몸체에 부착된 숫자 ‘1’. 북한이 복수의 카메라와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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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21일 국방부가 공개한 인제 추락 북한 무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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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간해상도는 디지털 이미지를 구성하는 최소 단위인 ‘픽셀’에 담기는 실제 크기를 말한다. 작을수록 이미지가 선명하고 세밀하다. 사진・영상 촬영용 위성의 성능을 나타내는 단위로 주로 쓰였지만 최근 드론 보급이 늘면서 항공촬영 분야에서 화질을 구분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北 무인기, 첩보위성 해상도로 사드기지 찍었다


카메라 성능ㆍ지도 정보 분석해 보니

크기 24㎝ 물체 구분 가능한 공간해상도

‘흐릿하다’던 인식과 차이

5월 2일 강원 인제에 추락한 북한 무인기가 촬영한 사드(THAAD) 기지 사진의 해상도가 첩보위성 수준과 맞먹는 것으로 분석됐다. 본보 뷰엔(View&)팀이 국방부 조사 결과와 무인기에 탑재된 카메라 성능, 렌즈 화각 등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사드 기지 사진의 공간해상도가 약 2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간해상도만으로 보면 10~15cm인 미국의 첩보위성 키홀(KH-12)에는 못 미치나 일본(40㎝), 이스라엘(50㎝)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만약 이번 무인기 외에 또 다른 무인기가 동일한 조건과 방식으로 촬영 후 귀환에 성공했다면 북한은 이미 사드 기지에 대한 상세한 시각 정보를 손에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

공간해상도는 촬영 시 진동이나 기기 결함 등의 변수를 배제한 순수한 산출 값이므로 실제 촬영된 사진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당초 ‘해상도가 상당히 낮고 확대하면 흐릿해지는 수준’으로 알려진 것과 상반된 결과여서 논란이 예상된다. 원본 사진을 확보하고 있는 국방부는 6월 21일 무인기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해상도에 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제대로 된 사진도 공개하지 않았다. 조악한 모습의 동체와 달리 위협적인 수준의 정보 수집 능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는 북한 무인기에 대한 몇 가지 의문점을 정리해 보았다.

#1. 북한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은 흐릿하다(?)

24㎝의 공간해상도는 첩보위성과 맞먹는 매우 정밀한 수준이다. 공간 해상도란 디지털 이미지의 최소 단위인 픽셀 하나가 나타내는 피사체의 실제 크기를 말하는데 이 값이 낮을수록 선명도는 높다.

엄폐물이 없어 허허벌판이나 다름없는 사드 기지의 특성 상 장비 및 인력 배치 등이 상세하게 촬영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성주 인근 구미기상대의 관측자료에 따르면 촬영 당일인 5월 2일 시정 거리가 20km를 넘어 사진의 선명도는 매우 높을 것으로 보인다.

사드 기지 사진의 정밀도를 유추해 보기 위해 5일 오전 무인기에 탑재된 카메라와 동일 기종, 렌즈로 서울 시내를 촬영해 보았다. 이날 시정거리는 9.2㎞로 촬영 당시 성주 지역에 비해 좋지 않았음에도 사드기지 촬영 거리인 1.44㎞ 밖의 태극기와 성조기를 식별할 수 있었다. 3년 전 비슷한 공간해상도(27㎝)로 촬영한 파주 무인기 사진을 확대해 보면 행인의 숫자나 도로 위 화살표 방향이 또렷하고 승용차와 승합차 구분까지 가능하다.

#2. 촬영 고도는

북한 무인기가 사드기지를 촬영한 지점은 지상으로부터 1.44㎞(해발고도 2.1㎞) 상공으로 추정된다. 국방부가 밝힌 무인기의 순항 고도는 해발 2.4㎞, 사드 기지에 다다른 무인기는 300m가량 하강한 후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3. 원본 사진 공개 않는 국방부

북한 무인기가 뛰어난 수준의 공간해상도를 보유한 사실은 이미 3년 전 국방부가 공개했다. 2014년 3월 파주, 4월 백령도와 삼척에 추락한 무인기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 당시 국방부는 경기 고양시 지축역 일대와 청와대를 찍은 사진의 원본 파일을 언론에 배포했다. 또한, 백령도 무인기가 20㎝, 파주와 삼척 무인기는 30㎝의 공간해상도로 촬영했다는 사실도 브리핑 내용에 포함됐다.

촬영 당시 고도 1.44㎞ 추정

사드기지 주변서 하강한 듯

3년 전과 달라진 국방부 태도

흐릿한 흑백 인쇄물만 배포

그런데 6월 21일 인제 추락 무인기에 대해 국방부는 촬영고도나 촬영된 사진의 해상도를 일절 밝히지 않았다. 무인기가 촬영한 사드 기지 사진은 원본 파일 대신 흑백으로 인쇄된 브리핑 자료 속에 가로 7㎝, 세로 4.5㎝ 크기의 이미지 2장을 공개했는데 골프장 형태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흐릿하다. 취재 과정에서 해상도에 대한 질문을 여러 차례 보냈으나 국방부는 "보안사항이라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국방부 입장에선 사드 자체가 국내외적으로 민감한 문제인데다 군사 기밀 사항이므로 속 시원히 공개를 못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3년 전 군사보안 시설인 청와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고 해상도 사진까지 공개한 전례가 있어 지금의 소극적 자세가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국방부가 북한 무인기의 정보수집 능력 수준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최근 국방부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인제 무인기 사진이 조선중앙TV에서 공개한 사드기지 사진에 비해 해상도가 떨어진다고 밝혔으나 화질 자체가 좋지 않은 TV화면 속 사진의 해상도를 어떻게 비교했는지 근거는 대지 않았다.

#4. 왜 미러리스 카메라인가

인제 추락 당시 무인기에는 2013년 출시된 소니(Sony)사의 미러리스(Mirrorless) 카메라 ‘α7R’이 탑재돼 있었다. DSLR에서 미러(반사경)를 제거한 미러리스 카메라는 높은 해상도와 가벼운 무게 덕분에 사진 애호가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배터리와 메모리카드를 포함한 카메라의 무게는 465g으로 2014년 백령도 추락 무인기에 탑재된 니콘(NIKON)사의 DSLR ‘D800’ 의 절반 수준이다. 카메라에 장착된 35mm 고정줌렌즈의 무게도 120g에 불과하다.

배터리 포함 무게 465g

항속거리 크게 늘어난 듯

이번 무인기의 경우 순항거리를 크게 늘리면서 동체 개조와 함께 가볍고 성능이 뛰어난 카메라 기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작고 가벼우면서 높은 해상도를 갖춘 제품이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인기를 막아낼 근본적인 방공 대책 없이는 최신형 카메라와 고배율 렌즈를 탑재한 북한 무인기가 더 깊숙히 날아와 정밀한 사진을 찍고 유유히 사라지는 상황이 얼마든지 반복될 수 있다.

#5. 북한이 공개한 사드 기지 사진의 출처는?

5월 8일 조선중앙TV는 자체 대담 프로그램을 통해 사드 기지를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며 위성사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이 운용하는 첩보위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또 다른 무인기로부터 얻은 사진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인제 추락 무인기의 카메라에 부착된 숫자 ‘1’ 은 북한이 복수의 카메라 또는 무인기를 운용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증거다. 또한, 사드가 배치된 4월 26일부터 프로그램이 방영된 5월 8일까지 약 열흘 간의 시간 동안 북한이 복수의 무인기를 내려 보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박서강기자 pindropper@hankookilbo.com
등록: 2017.07.06 04:40 수정: 2017.07.06 14:27 박서강 기자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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