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다이아몬드리조트 우승… 32세 8개월 7일, 20일 차이로 한국인 최고령 우승 새 기록
‘맏언니’ 지은희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투어 생활 13년 차인 지은희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박세리가 보유한 LPGA 한국인 최고령 우승 기록도 넘어섰다.
지은희(33·한화큐셀)은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 비스타 포시즌 골프클럽(파71·6,64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9 시즌 개막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20만 달러)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처음 창설된 이번 대회는 2017, 2018 시즌 우승자 26명만 참가하는 왕중왕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2009년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 제패 이후 우승이 없던 지은희는 2017년 10월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 우승으로 긴 슬럼프를 탈출했고, 지난해 3월 KIA 클래식과 이번 대회까지 3년 연속 LPGA 대회 정상에 올랐다.
지은희는 대회 첫날부터 출발이 좋았다. 1라운드 공동 선두, 2라운드 공동 2위로 선두권을 형성하던 지은희는 3라운드까지 13언더파로 리디아 고(22·뉴질랜드)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렸다. 지은희는 대회 마지막날에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4라운드에서만 3타를 줄이며 맹추격에 나선 이미림(29·NH투자증권)을 한 타차로 뿌리치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최종 라운드 초반 강한 바람 때문에 지은희는 쉽지 않은 경기를 풀어나갔다. 1번과 2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기록하며 출발이 좋지 않았던 지은희는 3, 4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바로 타수를 줄였다.
승부처는 13번홀(파5)이었다. 리디아 고가 드라이브 샷이 흔들리며 더블보기를 기록한 반면 지은희는 침착하게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버디를 성공시켰다. 16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추가한 지은희는 이미림에 2타차 앞선 채 들어선 마지막 18번홀에서 파 세이브를 기록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지은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날씨가 쌀쌀해 경기 초반 연속으로 보기를 해서 부담이 있었지만 ‘정신차리고 플레이를 하자’는 마음가짐으로 3번홀에서 15야드 버디 퍼트에 성공한 것이 반전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며 “스윙을 바꾼 이후 2017년 대만에서 우승한 것이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을 밝혔다.
LPGA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 맏언니인 지은희는 이번 우승으로 기존에 박세리가 가지고 있던 LPGA 한국인 최고령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32세 8개월 7일의 지은희는 2010년 벨 마이크로 클래식에서 32세 7개월 18일의 나이로 정상에 올랐던 박세리(42)의 기록을 넘어섰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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