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크린 결함 논란 때문에 연기했던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의 출시 시기를 확정하지 못했다. 당초 수주 내에 해결될 것으로 보였던 결함 문제가 예상보다 심각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외신들은 ‘갤럭시 폴드’ 출시가 길게는 수개월 미뤄지고, 제품 판매가 아예 취소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6일(현지시간) 미국의 갤럭시 폴드 사전 구매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품질을 강화하는데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다만 아직 갤럭시 폴드 예상 출시일을 확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제품 품질 강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며 “구체적 제품 출시 정보는 수주 내에 다시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이메일 공지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갤럭시 폴드 출시 연기를 결정한 후 미국 사전 구매 예약자들에게 “2주 안에 출시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품질 논란이 불거진 시제품 4대를 수거해 정밀 조사를 진행한 후 “2대는 화면 보호막을 제거해 디스플레이가 손상됐고, 나머지 2건은 ‘접히는 부분(힌지)의 디스플레이 노출부 충격’, ‘이물질에 의한 손상’이 문제였다”고 밝혔다. 당시만해도 문제 해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2주가 지난 뒤에도 삼성이 제품 출시일을 확정하지 못하자, 품질 문제를 해결하는 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IT 매체 삼모바일은 “삼성이 고객이 원하는 품질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게 예상보다 어렵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IT매체 드로이드라이프는 “스마트폰을 접었다 펼칠 수 있는 제품은 분명 혁신적이지만, 이 제품이 현재 모양 그대로 소비자에게 팔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갤럭시 폴드의 품질 결함 논란은 크게 화면 보호기 제거 문제와 힌지 노출부 충격, 이물질 혼입 등 세가지로 요약된다.
화면 보호기를 스마트폰 스크린에서 떼어 냈을 때 생길 수 있는 품질 문제는 화면 보호기 접착 방식을 개선하고, 소비자가 주의하도록 안내를 강화하는 방법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힌지 부분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 혼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예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힌지 부분 노출부 충격과 이물질 혼입은 스크린 보호막 제거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니라 제품 자체적으로 생긴 문제로, 설계상 오류 일 수 있다”며 “만약 설계를 변경해야 할 경우 검수, 조립 등의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해 제품 출시는 수개월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제품 품질 문제 해결 과정에 대해 구체적 정보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제품 출시를 하반기로 미룬다거나 제품 출시가 취소된다는 이야기는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사전 구매 예약자가 구매 의사를 유지하지 않으면 이달 말 제품 구매가 자동취소 된다고 밝혔다. 제품 출시가 다음달로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비자가 원하는 품질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출시일과 관련해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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