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8일 북한 접경지역인 강원 철원군에 있는 양돈농장과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을 방문해 민간 및 군 부대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방역 상황을 살폈다. 북한이 지난달 30일 ASF 발생을 국제기구에 공식 보고한 뒤 이 총리는 이달 1일, 인천 강화도, 5일 경기 북부(양주ㆍ파주) 지역을 찾은 데 이어 세 번째 현장 점검을 나섰다.
양돈농장에서 강원도 및 농협중앙회 관계자로부터 방역추진상황 설명을 듣고, 양돈농장 외곽의 멧돼지 차단 울타리와 소독시설을 점검한 이 총리는 민통선 지역에서 북측과 남측을 오가며 흐르는 역곡천 인근으로 이동해 김성일 육군 제6군단장으로부터 국방부 방역 추진상황에 대해 보고받고, 철책선 감시에 사용되는 장비 등을 점검했다.
이 총리는 “비무장지대(DMZ) 안에서의 사격은 긴장을 고조시킨다고 해서 교전 수칙상 자제시켰는데, 군사분계선 남쪽 2㎞ 밑쪽으로 멧돼지가 넘어오는 게 분명해 보일 경우엔 사살 할 수 있도록 유엔사(유엔군사령부)와 협의해 동의를 얻었다”고 군측에 얘기했다. 이 총리는 “멧돼지는 번식력이 높아서 많이 줄어도 금방 복원이 된다”며 “개체 수가 최소화돼도 상관없으니 제대로 하라”고 주문했다. 이번 현장 점검에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박재민 국방부 차관, 최문순 강원지사, 이현종 철원군수 등이 동행했다.
최근 중국, 베트남에 이어 북한에서도 ASF가 발생해 국내 유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총리는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최고 수준의 방역태세를 지시했다. ASF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치사율이 100%에 달해, 국내 유입될 경우 양돈 농가는 물론이고 국민의 먹거리 안전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농가ㆍ축협ㆍ지자체ㆍ군이 협력하는 방역체제가 갖춰졌다. 일부 조치는 지방이 선제적으로 취했다”며 “장기전이 될 것”고 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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