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2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 중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 대한 예산 삭감 가능성을 내비쳤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전날부터 아이치(愛知)현 나고야(名古屋)에서 개막한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의 기획전에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보조금 교부와 관련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보수ㆍ극우성향 산케이(産經)신문 기자의 정부 대응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이치 트리엔날레는 국가가 주최하지는 않지만 문화청의 보조(보조금 교부) 사업으로 채택돼 있다”며 “심사 시점에는 구체적인 전시 내용이 기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보조금 교부 결정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정밀히 조사한 뒤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소녀상과 같은 모습을 한 평화의 소녀상은 아이치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ㆍ그 후’에 출품된 전시물이다. 평화의 소녀상은 정부나 극우인사 등의 지적으로 철거된 적 있는 다른 작품들과 함께 전시 중이다. 평화의 소녀상도 작은 모형으로 2012년 도쿄도미술관에서 전시됐다가 철거된 바 있다. 일본의 공공 미술관에서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가와무라 다카시(河村たかし) 나고야 시장은 이날 아이치 트리엔날레 현장을 돌아보고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전시 중지를 아이치현 지사에게 요구하겠다는 뜻을 기자들에게 밝혔다고 교도(共同)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가와무라 시장이 이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가”사실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 등의 공적 자금을 사용한 곳에서 (소녀상을) 전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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