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이 출품된 일본의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愛知) 트리엔날레’의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ㆍ그후’가 중단된 것과 관련, 전시장에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며 협박하는 내용의 팩스를 보낸 5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아사히(朝日)신문은 8일 아이치현 경찰은 소녀상 전시 중단 협박과 관련, 회사원인 홋타 슈지(堀田修司) 용의자를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용의자는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지난 2일 나고야(名古屋) 아이치 예술문화센터에 소녀상을 서둘러 철거하지 않으면 휘발유 통을 갖고 전시를 방해할 것이라는 내용을 팩스로 보내 아이치 트리엔날레 전시 일부를 중단시키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트리엔날레 실행위원장인 오무라 히데아키(大村秀章) 지사는 우익으로 추정되는 세력이 공격을 예고하며 위협하자, 전시 사흘째인 3일 오후 안전을 명분으로 돌연 기획전 전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오무라 지사는 전시 중단의 이유로 “테러 예고와 협박전화도 있고, 더 악화하면 (방문객이) 안심하면서 즐겁게 보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문제의 팩스를 거론했다.
아이치현은 이와 관련해 경찰에 피해 신고서를 제출했고, 문제의 팩스가 아이치현 이치노미야(一宮)시의 한 편의점에서 보내졌다는 점을 확인하고 방범 카메라 등을 조사하면서 용의자를 찾을 수 있었다. 이와 별개로 경찰은 또 7일 아이치예술문화센터 내부 엘리베이터에서 “휘발유다”라고 말하며 액체를 경찰관의 발에 뿌린 남성도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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