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지금이라도 책 전부 다 거둬 들여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닌, 자발적으로 돈을 벌러 간 사람들’이라는 내용이 담긴 책 ‘반일 종족주의’의 저자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에 거센 분노를 표출했다.
이 할머니는 1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와 함께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 할머니는 ‘위안부가 강제로 끌려갔다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 돈 벌려고 자기 스스로 간 사람들이다. 전선으로 끌려간 위안부는 단 1명도 없다’는 책 내용에 대해 “조상을 팔아 먹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책 전부 다 거둬 들여라”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본인이 ‘산증인’이라며 이 전 교수를 향해 “무릎 꿇고 사죄하지 않으면 그냥 두지 않을 것”이라고 분노했다.
호사카 교수는 인도네시아, 바타비아의 모어섬, 중국 등에서 위안부에 관한 기록이 발견 됐다면서 당시 조선에서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던 건 조선총독부가 관련 문서를 태워버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호사카 교수는 “1945년 8월 15일에 광복이 왔다라고 했지만 9월 2일(에야) 항복 문서에 일본이 서명을 했지 않나”라며 “그 사이에 한국에 있는 일본 조선총독부는 주요 문서를 다 태워버렸다. 위안부 문제에 관한 자료도 그때 많이 태워진 것으로, 태워버린 것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남아 있는 공문서만 봐도 위안부가 강제적으로 연행되었다라는 것은 충분히 입증할 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영훈 전 교수는 일본의 식민지 수탈체제가 한반도 근대화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해 온 학자로 최근 ‘반일 종족주의’ 집필을 주도했다. 이 책에서 이 전 교수를 비롯한 필자들은 ‘위안부는 성노예가 아니었다. 자발적으로 돈을 벌러 간 사람들이었다’,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로 끌고 갔다는 증거가 없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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