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감사 도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X신 같은 게”라고 욕설한 것을 두고 여야가 8일 강하게 충돌했다. 민주당은 여 위원장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고, 한국당은 “야당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춘숙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여 위원장 징계안을 제출한 뒤 “여 위원장 본인이 (패스트트랙 몸싸움 사건의) 피고발인인데 검찰에 ‘수사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고 동료 의원에 차마 옮기기 어려운 막말과 욕설을 해서 국회의원의 품위를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여 의원은 전날 법사위 국정감사 도중 고성으로 항의하던 김종민 민주당 의원을 향해 “웃기고 앉아있네, X신 같은 게”라고 욕설을 했다. 여 의원은 뒤늦게 사과했지만, 자신이 수사 대상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몸싸움 사건에 대해 송삼현 서울남부지검장에게 “정치의 문제다. 검찰이 손댈 일이 아니다”라고 말해 ‘수사 외압’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여 위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했다. 역대급 파렴치함”이라며 “법사위원장 자격이 없다. 당장 그 자리에서 내려올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윤리위가 구성되지 않아 심사는 어렵지만 역사의 기록은 후손에 불명예로 남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민주당은 지난 4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통령기록관 건립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기억력을 언급하며 “건망증은 치매 초기증상”이라고 한 김승희 한국당 의원도 윤리위에 제소키로 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수사를 방해하고 검찰을 탄압하는 ‘서초동 인민재판’으로도 모자라, 이제 동료 국회의원의 입에도 재갈을 물리겠다는 ‘의회 인민재판’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여당은 제1야당 의원을 향한 인민재판을 즉각 멈추고, 윤리위 제소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방송에 나올지 모르고 혼잣말로 한 듯한 모양새였다. 국감장에서 사과했기 때문에 윤리위 제소까지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도 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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