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선거 승리 주역
이해찬 대표와 총선 공동선대위원장 맡을 가능성 커
‘선거 전략’ ‘대중 호소’ 강점 달라 시너지 효과 클 듯
4월 총선을 앞두고 여권의 시선이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 복귀를 앞둔 문재인 정부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쏠리고 있다. 이미 두 ‘총리 라인’은 각각 전략통과 현장통으로 노무현 정부 출범에 결정적 공을 세운 경험이 있다. 18년 만에 다시 뭉치는 총리 조합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의 전환을 앞둔 민주당에서는 전략통인 이 대표와 현장통인 이 총리의 쌍두마차 체제가 가져올 효과에 기대감이 크다. 12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 출범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서도 이 대표와 이 총리가 각각 선대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함께 선거를 이끌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이 대표는 선거 전략을 짜고 기획하는 데 굉장히 강점을 지녔다”면서 “다만 친화력 면에서 약점이 있는데, 이 점을 보완해 줄 인사로 이 총리만한 카드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총리 라인’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그간 이들이 걸어온 정치적 행보에서 찾을 수 있다. 전략통으로 꼽히는 이 대표는 2002년 16대 대선에서 당 선대위 기획본부장을 맡아 선거공약과 유세 전략을 짜는 등 전체 선거전략의 핵심 역할을 했다. 이 대표는 이미 1997년 15대 대선 때도 김대중 후보 캠프의 기획부본부장을 맡아 혁혁한 공을 세웠다. 선거 전략에 있어서 그 경험을 따라올 사람이 없다는 게 여권 내 평가다. 반면 기자 출신인 이 총리의 강점은 현장에서 발휘된다. 2002년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때부터 당선인 신분 때까지 대변인을 맡긴 것도 이 총리 특유의 친화력과 이를 통한 현장에서의 소통 능력 때문이었다. 이런 능력은 이미 김대중 정부 시절 여당 대변인으로서 검증이 됐다. 민주당 관계자는“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전략을 짜고 소통을 하는 역할을 한 인연이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그런 과거의 경험이 발휘될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했다.
이런 정치적 교집합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조우할 때까지 18년간 두 정치인의 행보는 엇갈렸다. 이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 이후 참여정부 총리를 지냈고, 이후 노무현재단 이사장까지 역임하면서 ‘친노’(친노무현) 좌장 역할을 해왔다. 이에 비해 이 총리는 16대 대선 승리 후 청와대 합류를 거절하고, 2003년 열린우리당을 창당 때도 한 배를 타지 않았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친노 진영에서는 아직 이 총리에 대한 서운함이 남아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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