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ㆍ이상형ㆍ정신연령ㆍ학과 각종 테스트 인기
생활패턴 변화ㆍ뉴스 피로감 속 자신에 대한 궁금증 커져
최근 가장 큰 이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입니다. 때문에 포털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항상 코로나19 관련 뉴스나 게시글들이 넘쳐나는데요. 코로나19 이슈의 홍수 속에서도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또 다른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갖가지 심리테스트입니다.
6일 오후 한 포털 사이트에는 ‘대학교 학과 테스트’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사실 이러한 테스트가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 전에도 자신이나 자신의 이상형을 알아보는 ‘폰폰(fonfon)’이나 성격 유형을 꽃에 비유해 알려주는 ‘포레스트(forest)’, 사용자의 정신연령을 알려주는 ‘정신연령 테스트’ 등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의견은 다양합니다. 코로나19 시국에 테스트가 검색어 상위권에 오른 것은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조작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도 있고 실제 이용해보고 ‘맞는 거 같다’, ‘재밌다’라며 자신의 SNS에 공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코로나19라는 비상 상황 속 갑자기 왜 각종 심리테스트가 유행을 할까요. 전문가들은 생활패턴이 바뀐 것과 연관이 있고, 코로나19 뉴스에 대한 피로감과 불안 등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외부 활동을 줄이거나 재택근무를 하면서 타인과의 만남은 줄어들게 되고 그러면서 자신에 대한 궁금증이 늘어난 것 같다”며 “평소보다 테스트할 시간과 환경이 마련된 만큼 이 기회에 자신에 대한 테스트를 해보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본다”고 말합니다.
이에 더해 코로나 뉴스에 대한 피로감이 크다 보니 새로운 것을 찾게 되고, 불안감도 커지면서 역시 평소 보다 자신의 성향과 심리에 대해 알고 싶은 욕구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기분전환용으로 활용해야… 전적 의존해선 안돼
만일 테스트를 했는데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테스트의 인기는 금방 꺼질 겁니다. 하지만 테스트를 한 다음 자신의 SNS에 공유하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지요.
곽 교수는 이러한 원인으로 ‘바넘 효과’를 소개했습니다. 바넘 효과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성격 또는 심리적 특징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믿으려는 심리적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1949년 포러라는 연구자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모두에게 동일한 성격 검사 결과지를 주고, 각자 자신의 성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평가하게 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성격을 아주 잘 묘사했다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모두 똑같은 성격 검사 결과를 받았다는 거지요. 즉 일반적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제시하면 자신과 다른 건 제외하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석해서 자신의 성격과 일치한다고 믿으려고 한다는 겁니다.
물론 테스트를 한 다음 스트레스가 풀리고, 힐링이 되는 긍정적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곽 교수는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테스트 중에는 검증되지 않은 검사들도 있다”며 “부정적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으며 기분 전환용 정도로만 활용하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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