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등 여성을 협박해 성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ㆍ유포한 이른바 ‘n번방’ 사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서울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입은 아동ㆍ청소년을 위한 익명 전용 상담 창구를 만들고, 온라인상 상시 감시활동을 통해 가해자를 끝까지 쫓는다.
서울시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의 ‘아동ㆍ청소년 특화 디지털 성폭력 통합지원 정책’을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우선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디지털 성폭력 피해를 신고하고, 익명 상담을 받을 수 있는 10대 전용 창구를 만든다. 5월 디지털 성폭력 온라인 플랫폼인 ‘온 서울 세이프’에 마련된다.
피해 구제를 위한 아동ㆍ청소년 전담 ‘지지동반자’도 운영한다. 젠더폭력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지지동반자가 피해 자료 채증 및 고소장 작성, 경찰 진술 동행 등 모든 과정을 피해자와 일대일로 함께 해준다. 변호사 선임비용(150만원) 등 법률 지원은 물론 심리치료(무료)까지 연계한다. 시는 법률ㆍ의료ㆍ심리치료 전문 지원단(100명)을 발족해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지원도 하기로 했다.
재범률이 높은 성범죄 특성상 불법촬영 등으로 교내서 징계 처분을 받은 가해 학생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개별상담과 교육도 추진한다. 이들이 n번방 사건의 갓갓, 박사 등과 같은 운영자나 구매자로 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텔레그램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상시 감시활동을 펼쳐 아동ㆍ청소년 성착취 영상물을 만들거나, 사거나, 본 가해자를 추적해 고발한다.
시는 이를 위해 전국 최초로 디지털 성폭력 전담 태스크포스(TF)팀을 새로 만들고, 내년에는 아동ㆍ청소년 특화 ‘디지털 성폭력 통합지원센터’ 설립도 추진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특히 아동ㆍ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결코 용서할 수 없다”며 “서울시는 모든 권한을 활용해 예방에서부터 피해자를 위한 전담 지지동반자나 법률 지원 서비스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전방위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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