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9일 차명진 경기 부천병 국회의원 후보의 세월호 유가족 비하 발언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을 실망하고 화나게 한 것에 대해 정말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차 후보는 지난 6일 녹화된 부천병 4ㆍ15 총선 후보자 방송토론회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광화문 텐트에서 자원봉사자와 불미스러운 일을 벌였다는 내용의 인터넷 매체 기사를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공당의 국회의원 후보가 입에 올려서는 결코 안 되는 수준의 단어를 내뱉은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건 (차 후보의) 말이 적절한지 아닌지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국의 후보자와 당 관계자들에게 각별히 언행을 조심하도록 지시했다. 그런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약속 드린다”고 거듭 자세를 낮췄다.
김 위원장은 애초 이날 대학생들을 위한 특별재난장학금 지급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차 후보의 세월호 유가족 비하, 김대호 서울 관악갑 후보의 장애인 비하 등 통합당 후보들의 잇따른 막말 파문이 계속되자 서둘러 사과한 것이다. 특히 선거 막판 박빙의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수도권 전체 판세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이에 통합당은 8일 밤 차 후보를 제명 처리했다. 또 황교안 총괄선거대책위원장도 유튜브 방송을 통해 “잘못된 발언에 대해 당 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이 당의 행태가 여러 번 실망스러웠고 모두 (선거를)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도 해봤다”면서 “그래도 제가 생의 마지막 소임이라면서 시작한 일이고 ‘나라가 가는 방향을 되돌리라’는 그런 목소리가 너무 절박해 다시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다시는 여러분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이 나라가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만큼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마무리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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