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백인들이 길거리 상점을 부수고 훔친다” 트위터 폭로 잇달아
흑인 트위터 사용자 “결국 흑인들 비난 받을 것 멈춰달라” 호소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한 후 미국 전역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백인 시민들이 약탈과 공공시설 파손에 나서고 있다는 주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왔다.
미국 가수 킹 로스는 2일 트위터를 통해 “많은 백인들이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s lives matter)’는 문구를 건물 벽에 써서 파손하며 흑인들을 몰아가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가 트위터에 공개한 13초짜리 영상에는 백인 여성으로 추정되는 여성 한 명이 스프레이를 벽에 뿌리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미국 유명 작가 낸시 프렌치도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백인들이 벽돌을 던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경찰차에 말똥을 던지고 창문을 깨부순 사람들을 한 남성이 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렌치는 25초짜리 영상도 공개했는데, 영상에서 한 흑인 남성과 백인 여러 명이 언쟁을 벌이고 있다. 프렌치는 “그 남성은 ‘그들은 우리(흑인)를 비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작가인 미켈 졸렛도 지난달 30일 트위터에서 “흑인 시위대가 제발 멈춰달라고 애원하는 동안 백인 무리는 공공시설을 파손하고 있다”며 29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복면과 마스크,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건물 유리를 부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한 흑인 여성은 확성기를 들고 유리를 부수는 이들을 향해 “안 된다. 제발 멈춰 달라”고 발을 구르며 외치지만, 영상에는 유리가 부숴지는 소리가 멈추지 않고 있다. 졸렛은 이를 두고 “이는 동맹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영상을 본 이들은 트위터에서 “백인들의 이러한 행동은 결코 동맹이 될 수 없다. 이들은 흑인들을 비난받게 할 뿐이다. 누가 이들을 조종하는가”(St*****), “나도 한 무리의 20대 백인 남성들이 군용 배낭을 메고 시설을 파손하는 걸 봤다. 흑인 조직들은 이들을 말리고 있었다”(Dr*****)는 반응을 보였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시설을 파손하는 백인은 시위에 참여한 인파가 아니라 그저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뿐이다”(Do******)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부 백인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다니는 걸 볼 수 있는데, 많은 영상에서는 이런 부분을 조명하지 않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6일 넘게 지속하면서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CNN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약탈과 방화 및 폭력 시위가 발생했고 일부 지역에선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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