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개인정보보호법 후속 입법 상황 발표
정부가 개인정보보호법 이용 등의 조건 완화를 추진한다. 가명 정보를 결합한 정보를 분석 공간 밖으로 반출하기 위한 신청 조건도 낮춘다.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ㆍ정보통신망법ㆍ신용정보법)’개정을 추진하며 정보 활용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는 업계의 비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개인정보보호법 후속 입법 상황을 16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발표했다. 지난 3월에 발표한 개정안에서 추가 수정을 검토 중인 내용이다.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한 데이터3법 개정안은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추가 수정안의 가장 큰 변화는 개인정보 추가적 이용과 제공 기준의 변화다.
행안부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시행령 14조 2항에서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 정보를 추가로 이용하려면 목적이 당초 수집목적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고, 수집한 ‘정황과 처리 관행’에 비춰 예측 가능해야 한다고 명시한 대목에서 ‘상당한’을 삭제하고 일부 내용을 ‘정황 또는 처리 관행’으로 바꿀 계획이다.
박상희 행안부 공공데이터정책관은 이날 “ ‘상당한 관련성’의 의미가 불명확하며 수집한 정황과 처리 관행 모두 비추어 예측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수정 검토 배경을 밝혔다.
행안부는 결합된 가명정보 활용을 제한된 공간에서만 할 수 있다고 본 ‘29조 3항’도 손본다.
결합된 정보를 결합전문기관에 설치된 분석공간에서 결합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거나 분석공간의 이용이 어려운 경우로 결합된 가명 정보 반출 신청 조건을 제한했던 것과 달리 이 대목의 삭제를 검토하고 있다. 반출 제한 조항을 없애고 절차에 따라 결합된 정보 반출을 가능하도록 열어 두려는 취지다. 박 정책관은 “산업계에서 가명정보 활용을 저해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수정된 시행령 개정안은 규제심사와 법제처 심사를 비롯해 국무회의 등을 거쳐 7월에 공포될 예정이다.
큰 틀에서 기업의 개인 정보 활용이 쉽도록 하는 관련법 개정에 기업들은 반기는 분위기지만, 시민사회에선 저항의 움직임도 상당하다. 친 기업적인 정책 방향에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이 간과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1월 국회에서 데이터 3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국민의 정보인권 포기한 국회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기도 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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