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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투하한 최강 재래식 폭탄, 실제 타깃은 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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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투하한 최강 재래식 폭탄, 실제 타깃은 北”

입력
2017.04.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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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U-43 첫 실전 투입

시리아에 토마호크 공습 이어

정밀 타격 가능한 초대형 폭탄 동원

아프간 IS반군 은신처 공격

트럼프 “군대에 전권 줬다”

WSJ “김정은 등에 美 메시지”

美 공군박물관에 전시된 '폭탄의 어머니' GBU-43. AP연합뉴스
美 공군박물관에 전시된 '폭탄의 어머니' GBU-43.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미중 정상회담 도중 시리아 정부군을 토마호크 미사일로 공습한데 이어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강력한 재래식 폭탄의 첫 실전 사용을 통해 북한을 거듭 압박했다.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을 전후해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옵션’이 허풍이 아닐 수 있다는 명백한 메시지를 북한은 물론, 보다 적극적인 대북압박에 나서지 않는 중국에 보낸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미 언론과 백악관에 따르면 미군은 이날 아프가니스탄 동부 난가하르 주의 이슬람국가(IS) 반군 동굴 은신처에 GBU-43 폭탄을 투하했다. GBU-43은 재래식 무기 중 가장 강력하며, 전술핵 수준의 폭발력을 갖고 있다. 2003년 이 무기가 개발된 이후 미군이 실전에서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백악관에서 GBU-43 투하 사실을 인정하고, 초강력 무기의 사용이 대북 경고용임을 감추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다. 내가 우리 군대에게 (폭탄 투하의) 전권을 줬다”고 밝혔다. 이번 투하가 북한, 러시아, 시리아 등 미국과 갈등을 겪는 국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메시지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과 영국 언론들도 일제히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내 IS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초대형 GBU-43 폭탄을 사용한 것은 전술적으로 현명한 선택은 아니지만, 적성국에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포석으로는 적절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사설을 통해 ‘시리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이어 단행된 GBU-43 투하는 다목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 평양의 주민들도 GBU-43의 존재를 목격했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이 폭탄을 당장 북한 핵시설에 투하할 가능성은 요원하지만 큰 메시지가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및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등은 미국의 반격 의지를 알게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텔레그래프 역시 폭탄 투하 이유를 IS 소탕 못지않게 러시아와 시리아, 북한 등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이 신문은 비교적 소규모 적을 상대로 9,8톤 초대형 폭탄을 사용한 것은 지나친 측면이 있지만, 아프간이라는 지역을 이용해 핵폭탄에 버금가는 무기를 사용함으로써 러시아와 북한, 시리아 등지에 격렬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USA투데이도 “이번 폭격의 실제 표적은 북한”이라는 취지의 논평을 내놨다.

한편 ‘MOAB’로도 통하는 GBU-43은 현존하는 재래식 폭탄 중 가장 큰 폭발력을 갖고 있다. ‘MOAB’의 본래 뜻은 ‘공중폭발대형폭탄’(Massive Ordnance Air Blast)이지만, 워낙 파괴력이 막강해 ‘모든 폭탄의 어머니’(Mother of All Bombs)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다.

GBU-43은 베트남전과 걸프전(1991년)에서 위력을 발휘한 초대형 투하폭탄 BLU-82, 일명 ‘데이지 커터’의 성능을 40% 이상 개량한 후속판이다. 9m 길이에 무게만 9.8톤에 달하며, 폭발력은 소형 핵폭탄 수준인 TNT 8.2톤급이다. 가격도 개당 1,600만달러(약 182억원)에 이른다. 목표물 상공에서 폭발해 거대한 열 압력을 발생시켜 지하 60m의 터널 등 지상ㆍ지하 구조물을 일시에 붕괴시킬 수 있다. 또 폭탄 성분인 질산염과 암모늄 등이 주변 공기와 결합ㆍ폭발하면 반경 500m 이내가 무산소 상태로 변해 모든 생물을 순식간에 살상한다. 아프간 정부는 이번 공격으로 IS대원 36명이 사망하고 인근 지역이 초토화됐다고 밝혔다. 단 IS 연계 통신사인 아마크통신은 이번 공격으로 인한 IS의 인명피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대형폭탄이지만 위치정보시스템(GPS)이 부착됐기 때문에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다만 중형 트럭과 맞먹는 무게 때문에 일반 전폭기나 전략폭격기 대신 특수 개조된 대형 수송기(MC-130E)를 통한 낙하산 투하만 가능하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이왕구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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