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풀지 못하고 끝난 '한 집안' JP-박근혜의 앙금

알림

풀지 못하고 끝난 '한 집안' JP-박근혜의 앙금

입력
2018.06.23 18:51
0 0
고 김 전 총리가 2007년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린 제40회 5.16 민족상 시상식에서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대화를 하던 모습. 시사뉴스 제공 =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 김 전 총리가 2007년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열린 제40회 5.16 민족상 시상식에서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대화를 하던 모습. 시사뉴스 제공 =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나쁜 점만 물려받았다."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최순실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퇴진 압박이 거셌던 2016년 11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은 죽어도 하야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밝힌 인물평이었다.

어려움에 부닥쳤던 한 집안사람에 대한 고집스러운 성격을 지적했을 뿐 안타까움은 전혀 묻어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15년 2월 김 전 총리의 부인 박영옥 여사가 별세하자 빈소를 찾아가 조의를 표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 별다른 관계 진전이 없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김 전 총리가 23일 별세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의 구원도 그대로 묻히게 됐다.

고 김 전 총리가 2002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시 박근혜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는 것을 격려하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 김 전 총리가 2002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시 박근혜 의원이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는 것을 격려하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사촌 형부가 된다.

이렇게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만, 두 사람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대선후보 경선을 거치며 틀어졌다.

자유민주연합이 4석을 얻는 데 그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김 전 총리는 사실상 정계 은퇴의 길로 접어들었지만, 충청권 맹주로서 김 전 총리의 영향력은 크게 약화했지만 여전한 상태였다.

따라서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박 전 대통령 모두 김 전 총리의 도움이 필요했다.

김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과 혈연으로 맺어진 특수 관계라는 점에서 이 전 대통령보다는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박 전 대통령은 같은 해 6월 김 전 총리 외손자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한집안'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총리는 이런 예상과 달리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 선언을 하지 않았다. 반대로 8월 경선이 끝나고 대선이 임박한 12월에 들어 JP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총리에게 섭섭한 마음을 가졌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전 총리가 뇌졸중으로 건강이 악화됐을 때 박 전 대통령이 큰 관심을 두지 않고, 2012년 박 전 대통령의 대권 도전에 앞서 김 전 총리가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불화설은 더욱 확산됐다.

다만 당시 대선에 임박해 김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박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2013년 1월 김 전 총리의 미수(米壽·88세)에 축하 전화를 하면서 관계 개선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김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결국 김 전 총리는 '처 사촌동생'인 박 전 대통령과의 앙금을 풀지 못한 채 눈을 감았고, 박 전 대통령은 '영어의 몸'으로 화해를 위한 '사촌형부'의 빈소 방문이 어렵게 됐다.

연합뉴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