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하 귀농 증가율 3년 새 8배
온라인 농기구 판매도 작년의 3배
농촌으로 향하는 30, 40대가 늘어나고 있다. 비중으로 보면 여전히 50대 이상보다는 낮지만 가구 수로 보면 지난 3년간 6~8배 가량 증가했다. 특히 이들은 새로운 재배방식이나 마케팅을 도입해 농촌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런 30, 40대 젊은 귀농인들이 늘면서 온라인몰에서 농기계 판매가 증가추세다.
이석무(31) 젊은 농부들 대표는 서울 강남 토박이로 2010년 충북 음성으로 귀농해 블루베리 재배를 시작했다. 대학에서 정보사회학을 전공하고 금융회사에 취업준비 도중 우연히 2개월간 군고구마 장사를 하면서 치즈고구마 등으로 상품을 다양화하고 배달 서비스를 통해 등록금보다 많은 돈을 번 이후 농촌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렇다고 무작정 농사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당시 안티에이징(노화방지) 바람이 확산되는 것에 착안해 재배 품목으로 블루베리를 선택한 후 6개월간 전국의 블루베리 농장을 찾아 견학을 하고, 교육을 받았다. 농사를 시작한 2012년 초부터 농장 체험과 캠핑을 엮은 팜핑(Farmping·농장을 뜻하는 팜과 캠핑의 합성어)이라는 용어를 만들고 홍보해 농장 매출액이 30%, 방문객은 2.5배가 늘었다. 이대표는 “귀농성공 비결은 치밀함을 갖추는 것”이라며 “농작물을 제대로 생산하고, 이를 유통시키고 나아가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어 디저트 카페를 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0~13년 귀농·귀촌 가구수 증가율은 30대 이하가 8배로 60대 이상(12.6배)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60대 이상의 경우 대부분 노년을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오는 반면 젊은 층은 농업을 새로운 창업의 아이템으로 선택하고 제품을 브랜드화하고, 온라인과 접목하는 한편 농작물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입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농업의 6차산업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CJ그룹은 젊은이들의 귀농 트렌드에 착안해 12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에서 ‘CJ크리에이티브 포럼-농담(農談), 맛있는 농사이야기’행사를 열고 30대 귀농인들을 초청해 농사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이석무 대표를 비롯해 연 매출 30억원을 달성하고 있는 자수성가 마 재배 농부 유화성씨, 농촌에 펀드 개념을 도입한 농촌 기획자 박종범씨, 지리산에서 고로쇠 농사를 지으며 간장, 된장 가공업과 민박을 함께 운영하는 최연소 미녀 이장 김미선씨와 방송 프로그램에서 농사를 시작한 배우 이서진, 권영미 한국벤처농업대학 사무국장 등이 참석했다. CJ측은 “이날 행사에 참여한 700여명 가운데 상당수가 20, 30대였다”며 “농업, 귀농에 관심을 갖는 젊은층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 귀농인이 늘어남에 따라 온라인몰을 통한 농기계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몰 옥션에 따르면 농기계, 농기구 판매가 올 들어 지난 해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연령별로는 30대 20%, 40대 40%, 50대 35%로 40대 구매가 가장 많았다. 낫과 곡괭이 등 농기구부터 비닐 피복기와 스프링클러, 경작기 등 비교적 단가가 높고 크기가 큰 농기계까지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옥션 맹지환 농기계 카테고리매니저는 “귀농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면서 온라인을 통해 농기계와 농기구를 구입하는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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