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8.05.28 23:00

“‘사망률 7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인지도는 낮아 진단율 2.8% 불과”

유광하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인터뷰

등록 : 2018.05.28 23:00

흡연ㆍ미세먼지 등이 원인

증상은 만성기침ㆍ호흡곤란

천식보다 환자 숫자 더 많아

폐기능검사로 조기진단 가능

국가건강검진에 포함시켜야

미세먼지로 고통을 받지 않는 날이 손꼽을 정도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2016년 기준)는 15um/㎥로 낮아진 반면, 우리나라는 29um/㎥로 2배 가까이 높다. OECD는 2060년 대기오염으로 인한 한국의 조기 사망률이 OECD 회원국 1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국민도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을 가장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성인 3,839명을 대상으로 각종 위험에 대한 불안 수준을 측정한 결과, 가장 높은 항목이 ‘미세먼지 등과 같은 대기오염’으로 북핵이나 지진보다 앞섰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를 맡고 있는 유광하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건국대병원 진료부원장)에게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발병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질환에 대해 들어보았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이사장 김영균)는 최근 “미세먼지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부 차원의 호흡기질환 조기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며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검사를 포함하자”고 제안했다.

-미세먼지가 왜 무서운가.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침투해 서서히 기관지염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폐렴 폐암 등 다양한 호흡기질환을 유발해 목숨을 빼앗기도 한다. 그래서 미세먼지를 ‘은둔의 살인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미세먼지는 특히 어린이들에게 위험하다. 어린이가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폐가 잘 자라지 않아 COPD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다양한 연구결과에서도 증명됐다. 게다가 이미 호흡기 환자는 미세먼지에 단기간 노출돼도 사망할 위험이 높다.

미세먼지가 일으키는 질환의 하나인 COPD는 세계적으로 2초에 1명씩 사망할 정도로 무서운 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COPD(통계청에서는 만성하기도질환으로 표현하지만 사망자 거의 대부분이 COPD임)로 인한 사망률이 7위나 된다(통계청). 문제는 40세 이상에서 COPD 유병률이 13.4%(340만명으로 추산)나 되지만 환자들이 자신의 병을 거의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처럼 병 인지도가 낮아 진단율이 2.8%에 불과하다. 그러다 보니 호흡곤란 등이 생겨 뒤늦게야 병원을 찾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안타까운 일이 많다.

우리나라에서 COPD를 일으키는 주원인은 물론 흡연이다. 담배 연기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폐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흡연량이 많아지면 정상 폐 조직을 파괴해 폐 안에 큰 공기주머니가 생기는 폐기종을 유발한다. 이에 폐의 탄력성이 떨어져 산소와 이산화탄소 간 가스 교환이 원활하지 않아 숨이 차게 되고 COPD에 걸릴 수 있다.”

-COPD 증상과 진단은 무엇이고, 치료는 어떻게 하나.

“가장 중요한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숨차다’, ‘숨쉬기 힘들다’, ‘숨쉬기 답답하다’, ‘숨을 헐떡인다’ 등으로 표현한다. 만성 기침도 첫 증상일 수 있다. 하지만 COPD 환자는 흡연 때문이라고 대부분 무시한다. 기침은 처음에는 간헐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매일하고 때로는 하루 종일 지속하기도 한다. 기침한 뒤에 끈끈한 가래가 나타나기도 한다. 가슴에서 쌕쌕거리는 소리(천명)가 목에서 들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 COPD 증상이 생겨도 발견이 잘 안 된다. COPD 환자 스스로 병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숨이 차면 본인이 상태를 병에 맞춘다. 예컨대 그 전에는 2~3층을 걸어갔는데, 숨이 차면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걷는 속도를 줄이든지 하면서 본인이 증세를 느끼지 못하게 적응한다. 호흡곤란이 가장 늦게 나타난다. 하지만 호흡곤란이 생겼을 때는 이미 때를 놓쳤을 가능성이 높다.

COPD 진단은 폐기능검사(검사비 1만1,360원)를 통해 이뤄진다. 고혈압에는 혈압을, 당뇨병에는 혈당을 재는 것처럼 COPD는 폐기능검사를 하면 알 수 있다. 치료하려면 무엇보다 금연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는 백신 접종이다. 인플루엔자(독감)와 폐렴구균 백신을 맞으면 COPD로 인한 사망률이 줄어든다. 세 번째로 증상이 생기면 약물 치료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서 최근 폐기능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하자고 제안했는데.

“고혈압과 당뇨병이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돼 있어 스크리닝을 잘 돼 진단ㆍ치료율이 높다. 이처럼 COPD 같은 만성 호흡기질환도 폐기능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하면 진단ㆍ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 최근 우리 학회가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검사를 포함할 때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는 ‘점진적 비용-효과비율(ICER)’ 수치가 당뇨병보다 낮아 실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COPD라는 병의 인지도가 낮아 진단율은 2.8%에 불과하다. 의료진 입장에서 천식보다 COPD가 환자가 훨씬 많고 병도 중한데도 불구하고 병이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 폐기능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하면 더 많은 사람이 COPD, 천식 등 만성 호흡기질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학회가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검사를 포함하자는 데에는 두 가지 안을 갖고 있다. 1안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50세, 60세에 폐기능검사를 시행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지침에서 권장하는 사항이다. 또 하나는 좀더 많은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56세, 66세 나이에 건강검진에 폐기능검사를 시행하는 것이다. 국가건강검진을 할 때 흡연력을 체크하는데, 10갑년(10년 동안 하루 한 갑씩 매일 흡연)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대상자가 해당 나이가 되면 폐기능검사를 하는 것으로 COPD가 생길 수 있는 고위험군만을 대상으로 폐기능검사를 시행하는 것이다. 이 안으로 시행하면 대상자는 매년 20만명에, 21억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안은 56세와 66세가 되면 폐기능검사를 모두 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검사비, 2차 검진비 등을 포함해 모두 71억원 정도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여당이 6ㆍ13지방선거 5대 핵심공약에 폐기능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포함하자는 내용을 포함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유광하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흡연과 미세먼지 등으로 발병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 국가건강검진에 폐기능검사가 포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제공

유광하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천식ㆍCOPD 치료 주요 흡입제>

흡입제(제조사)성분특징
심비코트 라피헬러(아스트라제네카)흡입 스테로이드(부데소니드) +기관지확장제(포르모테롤) 복합제정량 분무식 흡입기(라피헬러)로 1회 용량이 자동 분무. 흡입력이 약한 환자도 사용.
아노로 엘립타(GSK)베타2항진제(LABA)와 지속성항콜린제(LAMA) 복합제1일 1회 흡입으로 24시간 지속
스피리바(베링거인겔하임)지속성 항콜린제(LAMA) 단독 제제1일 1회 흡입으로 24시간 지속
조터나 브리즈헬러(노바티스)베타2항진제(LABA)와 지속성항콜린제(LAMA) 복합제1일 1회 흡입으로 24시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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