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2008 미국의 선택/ 힐러리 "오바마는 나의 후보, 우리 대통령"

알림

2008 미국의 선택/ 힐러리 "오바마는 나의 후보, 우리 대통령"

입력
2008.08.28 01:16
0 0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리고 있는 미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26일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승자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선언, 민주당 단합의 획기적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힐러리 의원은 경선패배 이후 끊이지 않았던 오바마 의원과의 불화설을 확실히 잠재우겠다는 듯 단호한 어조로 "오바마는 나의 후보이며 우리들의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역설하면서 오바마 의원의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이 하나가 될 것을 호소했다. 오바마 의원은 몬태나주에서 유세 도중 TV를 통해 힐러리 의원의 연설을 지켜본 뒤 "그는 탁월하고 강했다"면서 "그는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일치단결해 승리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했다"고 화답했다.

딸 첼시로부터"나의 영웅"이라는 소개를 받고 행사장인 펩시센터를 가득 메운 2만여 참석자들의 기립 박수 속에 등단한 힐러리 의원은 자신에 대한 지지를 오바마 의원쪽으로 돌리기 위해 화려한 수사를 동원했다.

힐러리 의원은 "나는 자랑스러운 어머니, 자랑스러운 민주당원, 자랑스러운 미국인이며 동시에 자랑스러운 오바마 지지자입니다"라면서 "여러분들이 나에게 투표했든, 아니면 오바마에게 투표했든 지금은 우리가 하나의 목적을 가진 하나의 당으로 뭉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힐러리 의원의 당 단합 및 오바마 의원에 대한 지지 호소는 "우리는 한 팀이며 누구도 바깥에 나가 앉아 있을 수 없다"며 "No way, No how, No McCain(어쨌든 절대로 매케인은 안된다)"고 외쳤을 때 절정에 달했다. 오바마 의원도 힐러리 의원의 연설이 끝난 뒤 가진 전화통화에서 이 대목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정말 굉장한 연설을 했다"고 힐러리 의원에게 거듭 절절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나 힐러리 의원의 연설에 대해서는 "대권 재도전의 여지를 충분히 남겨두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힐러리 의원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들은 결코 물러서거나 포기하지 않았으며 우리는 함께 역사를 만들었다"며 보편적 의료보장 제도, 여권 신장 운동 등 자신의 정책적 지향점을 설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힐러리 의원의 측근들은 "오바마 의원이 이번에 실패하면 2012년은 다시 힐러리 의원의 무대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고 연설문 작성 과정에서도 오바마 의원 진영의 간섭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면서 마지막 순간에야 연설 원고를 오바마 의원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연설 내용에 대해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 진영은 즉각"힐러리 의원은 오바마 의원이 최고사령관으로서 미국을 이끌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당내 경선 선거운동을 해왔다"면서 "오늘 연설에서도 힐러리 의원은 그 평가를 수정하지 않았고 오바마가 이제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를 하지도 않았다"며 오바마-힐러리 사이의 틈새를 벌리려 했다. 매케인 의원측은 나아가 "수백만의 힐러리 의원 지지자들은 아직도 여전히 오바마 의원이 대통령이 될 준비가 돼 있는지를 의심스러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정황 때문에 27일 진행될 대선후보 지명에 관련된 민주당 대의원들의'형식적'투표가 힐러리 지지자들의 반란 때문에 자칫 파란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바마 의원과 힐러리 의원측이 대선후보 지명을 위한 호명 투표가 상징적 수준에서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상을 하고 있으나 실제 투표 과정에서 돌발적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미셸, 수차례 기립박수 경의표시… 힐러리 지지자들 눈물 보이기도

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향해 '승자를 위한 패자의 연설'을 행한 26일 민주당 전당대회 안팎에서는 오바마-힐러리간 단합을 부각시키려는 움직임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전날 연설에서 자신을 낮추며 힐러리 의원을 치켜세웠던 오바마 의원의 부인 미셸은 이날 힐러리 의원의 연설 도중 여러 차례 기립 박수를 치는 등 경의를 표하기 위해 애썼다.

앞서 여성후보를 지원하는 단체인 '에밀리 리스트'가 후원하는 모임에서 힐러리 의원은 "어제 미셸의 연설이 굉장하지 않았어요"라고 칭찬한 뒤 "나는 백악관 일을 조금 알고 있는데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 편에 서지 않을 경우 백악관에 전화를 걸면 미셸이 대답할 것"이라고 미셸의 백악관 안주인으로서의 역할을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힐러리 의원과 미셸은 행사가 끝난 뒤 잠시 만나 덕담을 주고 받았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힐러리 의원의 연설이 끝난 뒤 몬태나주에서 유세하던 오바마 의원은 힐러리 의원뿐 아니라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갖는 등 클린턴 부부를 예우하는 데 공을 들였다. 이 노력과는 달리 힐러리 의원의 연설 도중 많은 힐러리 지지자들이 눈물을 보였고 한 참석자는 '2012년에 다시 힐러리를'이라고 외치는 등 '친 힐러리, 반 오바마'정서도 여전히 뚜렷하게 느껴졌다. 오바마 의원측에 강하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부인 힐러리 의원이 연설할 때 두 손을 모으고 간혹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전문 투자가 출신으로 민주당의 차기 주자 반열에 올라 있는 마크 워너 전 버지니아주지사도 연설에 나서 "이번 대선은 어제의 생각과 어제의 분열로는 이길 수 없으며, 과거에 갇힌 후보로는 승리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추구하고 필요로 하는 미래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오바마 의원을 차기 대통령으로 원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11월 대선에서 버지니아주 승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워너 전 주지사는 "이번 대선은 진보와 보수, 좌와 우의 대결이 아니라 미래와 과거의 대결"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당대회 이틀째인 이날에는 캐슬린 시벨리우스 캔자스 주지사, 바버라 박서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로버트 케이시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 재닛 나폴리타노 애리조나 주지사, 테드 스트릭랜드 오하이오 주지사 등도 연사로 나서 오바마 의원의 대선 승리를 기원했다.

한인 목사 부부 축하기도 눈길

힐러리 의원을 마지막으로 7시간에 걸친 릴레이 연설이 끝난 뒤 덴버에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계 강진호(58), 강영숙(55) 그리스도중앙연합감리교회 목사 부부가 축원기도를 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강 목사는 축도를 통해"미국이 자유와 평화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헌신할 수 있는 훌륭한 지도자를 뽑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덴버=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