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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ㆍ이방카, 트럼프의 고집 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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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ㆍ이방카, 트럼프의 고집 꺾다

입력
2018.06.21 15:26
수정
2018.06.21 18:4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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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 부모-자녀 격리 중단 행정명령에 전격 서명 ‘무관용’ 강경 기조는 유지 방침 공화당은 이민법 개정안 마련
세계 난민의 날인 20일 미국 뉴욕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일가족 격리 수용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세계 난민의 날인 20일 미국 뉴욕에서 시위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불법 이민자 일가족 격리 수용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설령 불법 이민자라 하더라도 가족은 함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외면할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지난 수 주간 자신이 옹호해 온 불법 입국자 가족의 부모와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중단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은 “여건이 허락하는 한 불법 입국자의 부모와 자녀는 함께 수용한다”고 규정했다. 그동안 부모와 자녀의 격리 수용을 옹호해 온 그도 미국 내외와 각계의 비판이 비등하자 결국 한 발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뒤집은 데는 특히 트럼프 가(家) 여성들의 영향이 컸다고 미국 CNN방송은 전했다. 백악관의 한 관료는 20일 CNN방송에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막후에서 가족 격리 정책이 철회되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일찍이 17일 스테파니 그리셤 대변인을 통해서도 “아이들을 부모와 격리하는 것을 보는 것이 싫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크리스 콜린스 공화당 하원의원에 따르면 대통령 장녀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 역시 19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여러 사진을 보내면서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나도 돕겠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부인과 장녀는 물론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복음주의 기독교 지도자 등 보수 진영에서마저 가족 격리 수용에 반발하고, 중간 선거를 의식한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제기되자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기존의 이민자 불관용 정책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미네소타주 덜루스에서 열린 대중연설에서 “우리는 가족을 한 자리에 둘 것이지만 국경은 예전처럼 튼튼한 상태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입장에서 후퇴하면서도 강하게 보이려고 집착했다”고 논평했다.

행정명령과는 별개로 미국 공화당도 일가족 격리 수용 논란을 방지하는 것을 포함한 대규모 이민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가족이 헤어지지 않도록 하면서 이민법을 집행할 수 있다”라며 개정안이 이르면 21일 하원에서 통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주류가 입법 추진 중인 개정안은 남부 국경 건설 예산과 가족 비자 발급 제한 등 강경책과 트럼프 대통령이 반대해 온, ‘드리머(Dreamer)’로 불리는 불법 이민자의 자녀에게 미국 내 합법 거주권을 부여하는 온건책을 두루 담고 있다. 또 난민 심사를 받는 이민자들의 수용 여건도 대폭 개선하는 추가 예산까지 포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에서 논의 중인 개정안에 명시적 수용 의사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의회에 책임을 돌리며 “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해 온 상황에서 개정안이 상ㆍ하원을 거칠 경우 다시 반대할 논리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그간 트럼프 정부는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정부가 불법 입국 일가족을 한 곳에 수용하려다가, 연방법원이 아동들은 석방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을 근거로, 의회가 이민법을 고쳐야 격리 수용 문제도 풀린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가족의 격리 수용을 중단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가족의 격리 수용을 중단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이 20일 미국 의사당에서 이민법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이 20일 미국 의사당에서 이민법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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