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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괴짜행보...국내외 우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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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괴짜행보...국내외 우려들

입력
2016.05.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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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인디애나 경선 후 트럼프가 이날 뉴욕의 트럼프 타워빌딩에서 대선경선 승리를 선언하는 모습으로, "우리는 11월에 크게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
3일(현지시간) 인디애나 경선 후 트럼프가 이날 뉴욕의 트럼프 타워빌딩에서 대선경선 승리를 선언하는 모습으로, "우리는 11월에 크게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지난해 6월16일 “조국을 또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만 해도 누구도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지 않았다. 트럼프는 그저 막말과 기행을 거듭하는 ‘농담거리’ 이색 후보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선거 운동이 계속될수록 그의 인기는 수직 상승했고 미국 사회는 “장난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트럼프의 고공행진을 두고 급기야 포퓰리즘과 트럼프의 이름을 합성한 ‘트럼피즘’(Trumpism)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초반 파격적인 막말로 화제를 일으키는 이색 후보에 불과했다. 미국언론이나 정치전문가들은 대부분 중도 포기를 전망했다. 트럼프를 정치권과 거리가 먼 사업가이자 TV 예능프로그램에서 반짝 유명세를 얻은 예능인으로 치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출마 선언 이후 히스패닉과 무슬림, 여성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혐오발언을 쏟아내자 지지율이 상승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트럼프는 출마 선언 당시 “멕시코 이민자들은 강간범”이라고 발언해 시작부터 논란을 일으켰고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워 이민자 유입을 막겠다”고 밝혀 멕시코 정부의 강한 반발을 샀다. 2015년 11월13일 전세계를 경악케 한 파리 테러가 발생하자 트럼프는 이번에는 비난의 화살을 무슬림으로 돌렸다. 그는 그 해 11월19일 아이오와 유세현장에서 “모든 무슬림 개인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 하겠다”며 독일 나치의 유대인 등록정책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하더니 급기야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전면 통제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인종 혐오 발언이 논란이 되자 진보와 보수진영은 물론 미 언론까지 한 목소리로 트럼프를 비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오히려 지난해 12월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유세 중 기자들을 향해 “완전히 인간쓰레기”라고 비난한 뒤 “저들이 보도한 것은 모두 거짓”이라고 일축했다.

트럼프의 여성 혐오 발언은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피해갈 수 없었다. 트럼프는 지난해 4월16일 트위터에 “(클린턴이) 자기 남편도 만족 시키지 못하면서 미국을 만족시킬 수 있겠는가”라고 글을 올려 클린턴을 모욕적으로 깎아 내렸다. 올 3월에는 “낙태 여성을 처벌하겠다”고 발언했다가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자 말을 번복하기도 했다.

일순 이해하기 어려운 트럼프의 막말과 기행들은 대선 승리를 위해 철저히 계획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987년 저서 ‘협상의 기술’을 펴냈을 정도로 성공한 사업가인 트럼프가 이민자 급증으로 일자리를 빼앗기는 미국 백인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의 불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2004년부터 NBC방송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어프렌티스’를 진행하는 등 연예인 기질이 강해 대중들의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안다는 분석도 있다.

괴짜행보를 일삼는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면서 공화당 지도부는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 2위 후보인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마저 경선을 포기하면서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트럼프를 인정하기는 했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가 대놓고 혐오감을 드러낸 히스패닉을 포함한 유색인종과 여성들이 표로서 심판하겠다고 벼르면서 공화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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