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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개보다 고양이

입력
2017.12.28 14:38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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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반려동물산업협회(APPA)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1억2,400만가구 중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대는 68%에 이른다. 반려동물 종류는 개가 48%, 고양이가 38%로 그 외 물고기, 새 등을 압도한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가 수년 전 22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반려동물은 개가 33%, 고양이가 23%를 차지했다. 국내의 경우 전체 반려동물 추정치는 없으나 개, 고양이 사육 추계는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개, 고양이 전체는 약 702만마리인데, 이중 개가 513만마리(73%), 고양이가 189만마리(27%)로 추정된다. 모든 조사에서 인기 반려동물 1위는 개다.

▦ 그런데 이런 오랜 행태에 지각 변동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 페트푸드협회가 최근 20~79세 5만명을 대상으로 인터넷 설문조사를 실시해 발표한 개ㆍ고양이 사육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전국에서 사육하는 고양이는 953만마리, 개는 892만마리였다. 이 조사를 시작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고양이가 개를 앞질렀다고 한다. 전년에 비해 고양이는 2.3% 늘었고 개는 4.7% 줄었다. 특히 개는 최근 3년 동안 계속 줄고 있으며 7년 전에 비하면 300만마리나 감소했다.

▦ 개를 키우는 인구가 줄고 고양이는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일본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추, 몰티즈, 토이푸들 같은 몸집 작은 개 키우기가 유행이었는데 당시 강아지였던 개들이 수명을 다한 데다, 키우는 사람마저 나이가 들어 사육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특히 주목받는 것이 50대다. 5년 전 20%였던 이 연령대의 개 사육 인구가 올해는 4.6%포인트 줄어든 15.4%이다. 전체 연령대에서 사육 인구 감소 폭이 가장 크다. 개 수명이 14세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개도 자신도 늙으면 힘들 거라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 주거 환경의 변화나 개와 고양이 성격 차이도 한몫한다. 단독주택이 많던 시절에는 집 지킬 목적도 겸해 개를 우선 택했지만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늘면서 그런 수요가 줄었다. 1인 가구 증가로 반려동물 혼자 집에 있는 경우가 허다한데, 고양이는 그런 고독한 시간을 유유자적하며 보내는 걸 즐기는 성격이다. 물에 닿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스스로 청결 관리를 잘한다. 반면 개는 운동을 좋아해서 집 밖 산책이 필요하고, 목욕도 즐기니 고양이보다 손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도 언젠가 고양이 사육 인구가 더 많아질지 모를 일이다.

김범수 논설위원 bs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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