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실패 교훈, 주민 1년여 설득
학교부지도 도심과 떨어진 곳에
첫 공립특수학교 2020년 개교
경기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에 공립 특수학교가 들어선다. 용인시는 3년여 전 주민반발에 부딪혀 첫 삽을 뜨지 못했던 특수학교 부지를 외곽으로 돌리고 토지주 등을 설득, 장애학생들의 교육권을 확보해냈다.
용인시는 지난달 30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처인구 유방동 559번지 일대 1만5,005㎡를 공립특수학교 부지로 변경하는 안건이 통과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도 교육청은 이곳에 238억원을 들여 유치원과 초ㆍ중ㆍ고등학교, 전공과정 등을 포함해 31개 학급, 학생수 199명 규모의 공립특수학교를 짓는다. 2020년 3월 개교가 목표다.
용인지역 특수학교 부지가 결정되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9월 서울시 강서구에서 장애학생 부모가 무릎을 꿇고 호소해야만 했던 사태 못지 않게 주민들의 반대가 있었다. 2014년쯤 아파트 개발이 진행 중이던 수지구 성복동 일대에 특수학교를 지으려 했으나, 입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해 무산됐던 것이다.
용인시는 당시 실패를 거울삼아 특수학교 부지를 도심과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는 곳으로 돌리고 마을 주인과 토지주 등을 1년여 설득, 동의를 얻었다. 지난 10월24일부터 11월7일까지 진행된 주민의견청취 때 단 한 건의 민원도 접수되지 않은 이유였다.
용인시는 특수학교를 받아준 주민들을 위해 13억원을 들여 학교부지로 이어지는 300m 구간 도로의 폭을 10m로 넓혀주기로 했다. 학교기반시설 등의 조성에도 차질이 없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용인지역에는 특수학교가 사립인 강남특수학교 1곳(150명)에 불과해 장애인 등을 위한 교육시설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찬민 용인시장은 “많은 여건을 고려해 어렵게 공립특수학교 부지를 결정한 만큼, 장애학생들을 위해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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