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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기술 보유… 우리도 탈핵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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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기술 보유… 우리도 탈핵 가능”

입력
2017.03.0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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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

은행원서 환경운동가 변신 후

5년간 100회 강연ㆍ저술 활동

탈핵학교 직접 운영하기도

박종권(66)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 탈핵경남시민행동 제공
박종권(66)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 탈핵경남시민행동 제공

“원전사고는 판도라 상자를 여는 재앙입니다. 재생에너지 설비를 늘리고 전력소비량을 줄이면 우리나라도 원전 가동을 충분히 중단할 수 있습니다.”

국내 유명 은행지점장에서 탈핵 운동가로 변신한 박종권(66) 탈핵경남시민행동 대표의 말이다. 지난 5년간 100회에 달하는 탈핵 관련 강의에 최근에는 ‘판도라 핵발전의 몰락’이라는 책까지 펴냈다.

그의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은 우연찮은 기회 덕분이었다. 반듯한 은행원으로 살아가던 그가 1989년 영업을 위해 지점 근처 환경운동연합 사무실을 찾았다. 관계자의 환경문제에 대한 설명은 그의 귀를 솔깃하게 했다. 박 대표는 “그 동안 몰랐던 환경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새롭게 와 닿았다”며 “곧바로 회원 가입을 했다”고 말했다.

고교 졸업 직후 은행원이 된 그였기에 주경야독은 생활이었다. 1972년 은행원이 된 그는 야간에는 방송통신대와 서경대에서 공부했다. 환경단체 회원가입은 그의 주경야독 분야가 환경문제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했다. 박 대표는 “1989년 5월부터 약 3개월 간 환경운동연합에서 시민환경교육을 받은 것이 시작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버스회사들의 저승사자였다. 버스의 매연문제를 서울시에 신고해 모범시민상까지 받았는데, 수년간 매년 약 100대의 버스를 매연으로 신고했다고 한다. 이 일이 언론에 보도되며 은행에서도 유명인사가 된 그는 사보에 기고를 하고 연수회 강연에도 나섰다. 박 대표는 “경제성장이 화두였던 시대에 버스의 매연은 도시발전의 상징처럼 여겨졌다”며 “환경문제에 대한 지적이 새롭게 보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1999년 고향인 마산(현 경남 창원시)에서 근무하게 된 그는 경남의 마창진 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며 은행업무를 병행하다 2008년 퇴직 후 본격적인 환경운동의 길에 들어섰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전환점이었다. 그 전까지 대기ㆍ수질 등 환경이 관심사였다면 사고 후 분야가 원전으로 옮겨왔다. 제대로 공부를 해보자는 심정으로 서울대에서 원자력 전문가 과정을 수강했고 탈핵학교를 운영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경주지진, 영화 ‘판도라’의 상영은 원전사고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 박 대표의 발걸음이 빨라진 것도 당연지사. 지난 5년간 100차례 가까운 강연을 펼친 그는 원전사고 위험을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80여페이지 분량 손바닥 크기의 책자인 ‘판도라 핵발전의 몰락’을 펴냈다. 올해 1월 초판으로 3,000부를 찍었는데 반응이 좋아 500부 정도만 남았고 앞으로 1,000부 정도 더 인쇄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가전제품의 전력 소비효율이 높아지고 철강산업과 조선업 등 전력소비량이 많은 업종이 쇠퇴하면서 국내 전력 소비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반면 태양광발전소 설비 등 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을 국내 대기업들이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탈핵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창원=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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