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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차붐의 19골, ‘순도’를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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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과 차붐의 19골, ‘순도’를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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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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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시즌 19호 골을 터뜨리며 차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왼쪽 사진은 손흥민이 16일 본머스전에서 오른발 슛으로 득점하는 장면. 오른쪽은 1986년 1월 함부르크전에서 두 골을 넣을 당시 차붐의 모습. 런던=EPA 연합뉴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손흥민이 시즌 19호 골을 터뜨리며 차붐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왼쪽 사진은 손흥민이 16일 본머스전에서 오른발 슛으로 득점하는 장면. 오른쪽은 1986년 1월 함부르크전에서 두 골을 넣을 당시 차붐의 모습. 런던=EPA 연합뉴스 한국일보 자료사진

손흥민(25ㆍ토트넘)이 16일(한국시간) 본머스와 2016~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홈경기에서 시즌 19호 골을 작렬시켜 1985~86시즌 차범근(64ㆍ2017 U-20 월드컵 조직위 부위원장)의 기록과 동률을 이루면서 이들 중 누가 우위냐는 논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물론 직접 비교는 힘들다. 차범근은 당대 최고의 리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1시즌을 뛰며 정규리그 98골(각종 대회 합쳐 121골)을 넣은 ‘전설’이다. 반면 손흥민은 현재 가장 수준이 높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시즌째를 맞아 막 꽃을 피우려는 ‘젊은 피’다. 하지만 1985~86시즌 만 33세의 차범근과 31년이 지나 만 25세의 손흥민이 기록한 19골을 분석하는 작업은 흥미롭다.

레버쿠젠 시절 차범근(왼쪽)이 상대 진영을 돌파하다가 태클에 쓰러지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레버쿠젠 시절 차범근(왼쪽)이 상대 진영을 돌파하다가 태클에 쓰러지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차범근은 1985~86시즌 적지 않은 나이에 17골을 넣으며 전체 득점 4위로 분데스리가 진출 후 한 시즌에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위르겐 클린스만(16골ㆍ5위), 울리 회네스(13골ㆍ9위), 칼하인츠 루메니게(10골ㆍ20위) 등 독일의 전설적인 공격수들이 모두 차붐 아래에 있다. 차붐은 정규리그 34경기 모두 선발이었고 이 중 31경기가 풀 타임이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었던 간판 공격수였다는 뜻이다. 그의 분데스리가 시절 에세이를 엮은 자서전에는 차붐이 한 번은 감독으로부터 교체 멤버라는 사실을 통보 받고 망연자실해 하는 장면이 나온다. 선발에서 밀리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는 늘 대체 불가능한 스트라이커였다. 실제 차범근은 기복이 없었다. 34라운드 중 1~2경기에 한 번 꼴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해트트릭은 없었지만 3차례 멀티 골(1경기 2득점)을 쐈다.

손흥민(왼쪽)이 본머스전 득점 후 동료 델레 알리와 기뻐하는 모습. 런던=AP 연합뉴스
손흥민(왼쪽)이 본머스전 득점 후 동료 델레 알리와 기뻐하는 모습. 런던=AP 연합뉴스

반면 손흥민은 정규리그 28경기 중 선발이 18번이다. 팀에서 완전히 자리 잡지 못했다는 의미다. 작년 9월(5골)과 올해 1월(4골), 4월(5골) 등 득점페이스도 들쭉날쭉하다. 멀티 골이 4차례고 FA컵 8강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는 등 몰아치기에 능하다.

전체 득점 가운데 정규리그 골이 적다는 건 손흥민에게 늘 따라붙는 꼬리표다. 차범근은 19골 중 17골이 정규리그, 나머지 2골은 DFB포칼(독일의 FA컵)에서 나왔다. 손흥민은 정규리그 득점이 12골이고 FA컵 6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이다.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정규리그 출전 시간 대비 득점력은 손흥민이 더 좋다는 말도 된다. 차범근은 3,008분에 17골로 경기 당 0.5골, 손흥민은 1,614분에 12골로 경기 당 0.66골이다.

차범근과 손흥민 모두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를 흔드는 유형이다. 차범근은 “흥민이는 스스로 골을 만들어낼 줄 안다”며 “저돌적인 모습을 보면 나와 비슷하다고 느낀다. 현역 시절이 많이 생각난다”고 밝혔다. 또한 둘 다 양 발에 능하다. 손흥민은 19골 중 11골이 오른발, 8골이 왼발이다. 헤딩은 없다. 차범근은 오래 전이라 공식 기록을 찾기 힘들지만 양 발 킥이 모두 위력적이었고 손흥민과 달리 헤딩 득점도 많았다. 그의 분데스리가 데뷔전도 헤딩 골이었고, 1988년 UEFA컵 결승에서도 극적인 헤딩슛으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차범근과 손흥민 모두 페널티킥과 인연이 적다는 공통점도 있다. 차범근은 분데스리가 98골 중 PK가 아예 없다. 손흥민도 올 시즌 19골 중 PK 득점은 ‘0’이다. 토트넘 PK는 주로 해리 케인(24)이 찬다. 차범근과 손흥민의 득점 순도가 더 높다고 평가 받는 이유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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