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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 따라 황홀한 분홍빛 향기…남원 봉화산 철쭉

입력
2018.04.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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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철쭉으로 눈부신 봉화산 능선
분홍빛 철쭉으로 눈부신 봉화산 능선

지리산과 덕유산을 잇는 백두대간 남부 구간의 중심, 봉화산의 5월은 분홍빛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치재에서 정상까지 능선 따라 활짝 핀 철쭉이 끝없이 이어진다. 봉화산은 장수 번암면과 남원 아영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사실 ‘철쭉’하면 지리산 세석평전, 덕유산, 태백산, 한라산 등이 유명한데 모두 산이 높아서 꽃을 보려면 최소 2시간 이상 힘들게 올라가야 한다. 이에 비해 봉화산 철쭉 군락은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해발 400m 지점 복성이재까지 차가 들어가고, 거기서 단 20분만 걸으면 산 전체가 온통 분홍빛으로 물든 진풍경이 펼쳐진다. 이곳 철쭉은 유독 키가 크다. 어른도 폭 파묻힐 정도여서 꽃 터널을 걷는 기분이 든다. 또한 봉화산 철쭉은 색깔이 붉고 선명하다. 봄 햇살에 넘실대는 꽃잎이 아름답다 못해 현란하고 화려하다. 만개시기는 대략 5월 초에서 중순까지다.

봉화산 철쭉을 세상에 알린 사람은 전 승우여행사 대표 이종승씨다. 1987년 1차 백두대간 종주 때는 이곳을 그냥 스쳐버렸다고 한다. 덕유산과 지리산의 명성에 가려 봉화산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한 때였다. 1990년대 2차 종주를 하던 어느 해 6월, 다시 찾은 봉화산엔 철쭉이 남아 있었다. 제철이 아니었음에도 키를 훌쩍 넘는 철쭉꽃이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월간 산’이 이 사실을 보도해 봉화산 철쭉도 세상에 알려졌다.

석양에 비친 철쭉
석양에 비친 철쭉
주차장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완전히 새로운 풍경이 나타난다.
주차장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완전히 새로운 풍경이 나타난다.
봉화산 철쭉은 사람이 파묻힐 만큼 키가 크다.
봉화산 철쭉은 사람이 파묻힐 만큼 키가 크다.

이후 철쭉이 만개하는 5월 초순에 남원시에서 주최하는 철쭉제가 열려 해를 거듭할수록 관광객도 늘어나는 추세다. 예전에는 철쭉나무 사이를 비집거나 납작 엎드려야 길을 찾아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주차장을 넓히고 등산로도 정비해 한결 수월해졌다. 그러나 꽃 구경은 워낙 한철이다 보니 어느 정도 혼잡은 각오해야 할 듯하다. 승우여행사가 다음달 5ㆍ6ㆍ7일 당일 일정으로 봉화산 철쭉 여행 상품을 판매 중이다.

[함께 볼만한 주변 관광지]

봉화산이 위치한 남원 아영면 성리마을은 판소리 흥부전의 배경이다. 이곳에 전해 내려오는 설화와 지명을 근거로 흥부가 정착해 부자가 된 발복지(發福地)라고 자랑한다. 아영면은 경남 함양과 멀지 않다. 읍내의 ‘함양 상림’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으로 사철 색다른 매력을 뽐내는 곳이다. 고운 최치원이 함양 군수로 재임하던 때, 장마철마다 범람하는 위천에 제방을 쌓고 나무를 심어 만든 방제림이자 경관림이다. 상림ㆍ중림ㆍ하림 중 현재는 상림만 남아있다. 함양 사람들에게는 서울의 한강공원과 같은 휴식처이기도 하다.

흥부처럼 복 받은 고을이라 자랑하는 아영면 성리마을
흥부처럼 복 받은 고을이라 자랑하는 아영면 성리마을
신록이 뒤덮인 함양 상림
신록이 뒤덮인 함양 상림

남원 주천면 구룡계곡은 지리산 계곡 중 아직까지 덜 알려진 곳이다. 육모정에서부터 탐방로가 시작되고, 지리산둘레길 1구간인 덕치리에서 내려오는 길도 있다. 계곡이 깊고 폭포가 시원해 아는 사람들은 남원을 방문할 때 꼭 둘러보는 곳이다.

이원근 여행박사 국내여행팀장 keuni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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