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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위암 많은 이유? 찌개 등 함께 떠먹는 식문화도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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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위암 많은 이유? 찌개 등 함께 떠먹는 식문화도 원인”

입력
2018.07.02 23:50
수정
2018.07.03 09:2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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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민 성빈센트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단 한 사람을 치료하더라도 기본 철학에 충실하자’는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암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진형민 성빈센트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단 한 사람을 치료하더라도 기본 철학에 충실하자’는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암환자를 치료하고 있다”고 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위암은 한국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암이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다. 전체 발병 암 가운데 13.6%나 된다(보건복지부ㆍ중앙암등록본부, ‘2015년 국가암등록 통계 분석’).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위암을 ‘가장 한국적인 암’이라고 발표했다.

환자 개인 맞춤형 치료로 위암 수술 사망률 0%에 도전하고 있는 진형민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위암센터장)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진 교수는 1993년부터 지금까지 25년 동안 위암 수술만 2,000건을 시행하면서 성빈센트병원 위암센터를 자리 잡게 한 주역이다. 성빈센트병원 위암센터는 2016, 2017년 2년 연속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위암 적정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1등급을 획득했고, 2회 연속 위암 치료 잘하는 병원에 이름을 올렸다.

 -위암이 한국인에게 각별히 많이 발병하는 이유는. 

“위암의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 등 동양권은 유전 요인과 함께 절인 음식이나 탄 음식을 먹는 게 위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인은 음식을 개인 접시에 덜어 먹기보다는 찌개처럼 한 그릇에 담긴 음식을 같이 떠먹는 식문화로 헬리코박터균에 많이 감염되는 편이다. 헬리코박터균은 모든 위암의 71~95%에서 확인된다. 헬리코박터균이 위 점막에 남아 있으면 염증을 일으키고, 암으로 악화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가족 간 감염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정기 검진으로 위암을 조기 발견하고, 제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위암 치료에도 최소침습수술이 많이 적용되는데. 

“위암 수술도 배를 여는 개복수술보다 배에 지름 0.5~1.5㎝의 구멍을 3~4곳에 뚫어 그 안으로 기구를 넣어 수술하는 복강경 및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최소침습수술은 수술 후 흉터와 통증이 적어 회복이 빨라질 수 있는 최신 수술법이다.

성빈센트병원 위암센터는 국내 위암 복강경 수술 도입 초기인 1997년부터 복강경 위절제 수술을 시작했다. 위암 수술을 매년 200례 이상 시행하면서 수많은 임상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선도적인 역량을 보이고 있다.

조기 위암 진단이 늘어남에 따라 복강경 위암 수술 빈도도 증가해 2007년부터 복강경 위암수술이 전체 위암수술의 60% 이상이나 된다. 복강경 위암수술 환자의 생존율은 개복 위암수술 환자의 생존율과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병기(病期)가 1기라면 5년 생존율이 95% 이상 된다. 2014년부터는 가장 발전된 최소침습수술 방법인 로봇 위 절제 수술을 시행하는 등 환자에게 최상의 치료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초기 위암이면 내시경 시술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데. 

“건강 검진 보급으로 위내시경이 활성화되면서 위암을 조기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성빈센트병원 위암센터는 대한위암학회 권고에 따라, 0기에서 1기에 해당 2㎝ 미만에, 분화도가 좋고 융기형 위암이면 내시경 점막하박리술을 적극 시행하고 있다. 또, 위암을 조기 발견했지만 환자 연령이나 기저(基底)질환으로 수술이 불가능해도 소화기내과 등과 협진으로 내시경 치료를 적극 시도한다. 이 밖에 내시경 점막하박리술 적용이 어렵다면 레이저나 아르곤 플라스마빔 등으로 조직을 태워 없애는 치료도 하고 있다. 하지만 내시경 시술 후 반드시 조직검사 결과를 확인해 재발할 위험이 없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그 결과에 따라 추가 수술을 하기도 한다.”

 -젊은 위암 환자라면 예후가 더 좋지 않다는데. 

“위암은 나이가 젊을수록 예후(豫後)가 좋지 않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성빈센트병원 위암센터가 수년간 표준화 수술을 적용해 치료한 결과, 나이보다 병기에 따라 생존율에 차이가 났다. 즉, 환자상태에 맞는 최적화된 치료법을 찾는 ‘환자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

이 같은 환자 맞춤형 치료를 하려면 위암과 관련된 임상 진료과 간에 유기적인 협진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 성빈센트병원 위암센터는 각 진료과의 풍부한 임상 경험과 선도적인 치료 술기(術技)를 바탕으로, 모든 위암 치료과정에서 다학제 진료를 통한 최상의 치료법을 제공하고 있다. 위장관외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병리과 등의 의료진은 긴밀한 협진으로 환자 개인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법을 빨리 수립해 환자에게 적용하고 있다.

위암은 60, 70대 등 고령 환자가 많다. 이는 환자가 위암뿐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병, 관절염 같은 만성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때문에 수술은 물론 수술 전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즉, 위암을 완치하려면 협진을 통한 다학제 진료는 필수다. 최근 임상 경과 분석에서 고령 위암환자에게 일률적인 확대 림프절 곽청술(암 주변의 림프절을 폭넓게 절제하는 수술법)보다 개인에 맞는 치료가 중요하기에 이를 적용하고 있다.”

 -위암을 치료할 때 환자가 염두에 둬야 할 점이 있다면. 

“병원을 선택할 때 협진 체계를 갖추고, 적정한 진료를 제공하는지 고려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의료기관 선택에 참고할 수 있도록 2016년부터 위암 적정성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 평가에서 성빈센트병원 위암센터는 2016~2018년 발표한 평가에서 3회 연속 1등급을 획득하며 ‘위암 치료 잘하는 병원’에 들었다.

성빈센트병원 위암센터는 ‘단 한 사람을 치료하더라도 기본 철학에 충실하자’를 기본 정신으로 삼고 있다. 치료의 중심에는 환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위암센터는 위 절제수술 환자를 하루 2명으로 제한하고, 수술시간을 여유 있게 잡는다. 1명을 수술하더라도 세심하고 꼼꼼하게 정해진 표준 술식에 충실해야 한다는 게 기본철학이기 때문이다. 이 기본이 지켜질 때, 환자가 수술 후 건강을 회복하고, 합병증을 줄여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진형민 성빈센트병원 외장관외과 교수. 성빈센트병원 제공
진형민 성빈센트병원 외장관외과 교수. 성빈센트병원 제공
진형민 성빈센트병원 교수팀이 위암 복강경 수술을 하고 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진형민 성빈센트병원 교수팀이 위암 복강경 수술을 하고 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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