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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장군님, 여군은 술자리의 ‘기쁨조’가 아닙니다”

입력
2017.05.2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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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보훈처장에 임명된 피우진 예비역 중령은 ‘1세대 여군 헬기조종사’로 30년 7개월간의 군 복무 동안 여군의 역사를 새로 써 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카드뉴스로 정리했다.

박주연 인턴기자 wisedragon@hankookilbo.com

※이 카드뉴스는 한국일보의 5월 20일자 기사 ‘“다시 태어나도 군인” 피우진 스토리’( 바로가기 )을 재구성해 작성했습니다.

“장군님, 여군은 술자리의 ‘기쁨조’가 아닙니다”

“이보다 더 짜릿하고 감동적 인사는 없었다. 역대급 홈런이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문재인 정부의 첫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된 피우진 예비역 중령.

이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파격’ 인사였다.

비행경력 25년, 총 비행시간 1,300여 시간…

대한민국 1세대 여성 헬기 조종사인 그가 남긴 기록이다.

1979년 교사로 일하던 피 처장은 우연히 여군사관후보생 모집 공고를 접하고,

‘군대는 남녀차별 없이 계급 아래에 평등할 것’이란 생각에 서울 여군훈련소에 입소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생각이 환상에 불과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사관후보생 면접에 치마를 입지 않은 그에게 면접관은 바지를 걷게 한 뒤 각선미를 체크했다.

‘내무반 밖에선 꼭 화장하라’는 요구도 뒤따랐다.

‘여군 사관후보생은 우아하게 보여야 한다’는 이유.

“여군 부사관을 예쁜 사복을 입혀 술자리에 보내라”

1988년 대위 계급이던 피 처장이 군사령관의 접대 명령에 맞섰던 일화는 유명하다.

‘막아 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

명령을 이행하지 않던 피 처장은 더는 거역하기 어려운 궁지에 몰리자 묘안을 생각해 냈다.

‘부사관들에게 전투복을 입혀 보내자’

전투복을 입고 가면 접대부 다루듯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피 처장은 ‘명령하신 병력을 준비했다’며 술자리에 보냈고,

당시 이 일로 ‘미운털’이 박혀 보직 해임을 당했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고 계속 군에서 일어나는 성폭력과 차별에 맞섰다.

2001년, 사단장이 여군 장교를 성희롱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유일하게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2002년은 그에게 가슴 아픈 한 해였다. 유방암 1기 판정을 받고 유방 절제 수술을 받았다.

그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판단해 암에 걸리지 않은 유방도 함께 절제했다.

이후 3년 동안 문제없이 군 생활을 계속했으나 2005년 9월 상부에서 그의 병력을 문제 삼았다.

군 규정상 암에 걸리면 군복을 벗어야 한다는 것.

평생 가슴 때문에 차별받았던 그가 이젠 ‘가슴이 남성 군인과 똑같다’는 이유로 전역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결국 2006년 11월 강제 전역을 당한 피 처장은 복직을 위한 싸움에 나섰다.

피 처장은 두 차례의 행정소송 끝에 2년여 만에 복직할 수 있게 됐다.

어렵게 복직된 피 처장은 1년 후인 2009년 군 생활을 마무리했고,

최근까지도 여군 인권향상을 위한 ‘젊은여군포럼’ 대표로 활동해왔다.

“군은 전쟁을 목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가장 인간적인 집단이어야 합니다.

전우를 대신해서, 상관을 대신해서 내가 죽을 수 있어야 하니까요”

신동아 2006년 12월 호 인터뷰에서

“보훈 가족이 중심이 되는 따뜻한 보훈 정책을 펼 것”

군 내부의 부조리에 눈 감지 않았던 피우진은 신임 보훈처장으로서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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