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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테러” 잡고 보니 50대 말기 암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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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테러” 잡고 보니 50대 말기 암환자

입력
2017.02.2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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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질방 전전 기초수급자 “정말 해칠 생각은 아니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테러하겠다고 예고했던 50대 남성이 검거됐다. 다만 경찰은 이 남성이 형사 처벌 혐의는 없다고 봤다.

27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전날 오후 8시쯤 정모(56)씨를 동대문구 한 찜질방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인천에 거처가 있는 정씨는 지난주 중 지인에게 "문재인을 죽이고 나도 가겠다"며 문 전 대표를 테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25일 열린 제17차 촛불집회에서 문 전 대표에게 신변보호 경력을 붙여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한편, 정씨를 찾아 나섰다. 경찰은 일요일인 26일 저녁 그를 검거했지만, 소지품에서 아무런 흉기도 발견되지 않았다.

정씨는 갖고 있던 항암치료 약물과 병원진료명세서를 통해 간암 말기 환자인 사실이 밝혀졌다. 경찰은 그가 정해진 주거지 없이 찜질방을 전전하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고 전했다. 그는 "태극기집회에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했다"고 말했지만, "문 전 대표를 정말 해칠 생각은 아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그를 형사 처분할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 입건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는 과거 벌금형을 선고 받았는데 벌금을 내지 않아 수배된 상태였다"면서 "법규에 따라 그를 입감했다가 중앙지검으로 신병을 넘겼다"고 말했다.

이날 보수단체 월드피스자유연합은 "우리가 문 전 대표 테러 위협을 한 것처럼 괴담이 돈다"면서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 단체는 "이번 사태는 의도적인 조작"이라고 주장하며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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