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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음 편한 주행, 장거리 주행에서 느낀 쉐보레 볼트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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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마음 편한 주행, 장거리 주행에서 느낀 쉐보레 볼트 EV

입력
2018.07.2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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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 EV와 제법 긴 거리를 달렸다.
쉐보레 볼트 EV와 제법 긴 거리를 달렸다.

쉐보레 볼트 EV와 함께 제법 긴 거리를 달렸다.

볼트 EV와 함께 한 여정은 여느 전기차에게는 부담될 거리다. 실제 시승을 하며 서울에서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삼포해변까지 달렸다. 1회 충전 시 383km라는 주행 거리를 앞세운 볼트 EV는 데뷔와 함께 많은 인기를 끌었고, 2018년 현재에도 다양한 경쟁자 사이에서도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많은 관심을 받았던 '긴 주행 거리' 역시 볼트 EV의 매력이지만 과연 볼트 EV의 매력이 그것뿐일까? 서울에서 고성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주행에서 볼트 EV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점검해보기로 했다.

볼트 EV의 심리적 안정감

주행 거리 외에도 다양한 매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쉐보레 볼트 EV에서 주행 거리를 빼놓는 건 무리다. 1회 충전 시 383km를 달리는 볼트 EV는 단순 주행 거리로도 상위권에 랭크되는 실력을 겸비했다. 그래서 그럴까? 서울에서 고성까지 달리는 그 과정 자체가 부담되지 않았다. 심리적으로 '주행 거리가 넉넉하다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 것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실제 고성으로 가는 도중 네 팀의 볼트 EV를 만날 수 있었다. 잠시 충전을 하며 볼트 EV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모든 사람들이 주행 거리 부분에서의 만족감을 첫 번째로 언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공인 연비를 쉽게 앞지르다

솔직히 말해 볼트 EV의 절대적인 효율성은 그리 우수한 것이 아니다. 공인 전비를 살펴보면 복합 기준 5.5km/kWh, 도심 6.0km/kWh 끝으로 고속도로 5.1km/kWh으로 평범한 수준이다. 아무래도 차량의 형상이나 60kWh에 이르는 대용량 배터리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외로 실 주행에서의 효율성이 좋은 편이다.

위 사진은 서울에서 고성까지 이어지는 주행을 기록한 것인데 평균 전비가 7.24km/kWh에 이른다. 흐름에 맞춰 달리면서 특별히 연비 주행을 하지 않았음에도 공인 고속 연비 대비 41% 이상 개선된 수치다. 참고로 평소 도심의 도로에서 달릴 때면 60% 이상 개선된 효율성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즉각적인 가속이 돋보이는 볼트 EV

서울에서 고성을 가는 길은 말 그대로 '동서고소도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주행을 하게 된다. 고속도로는 사실 고성능 전기차가 아니라면 다소 답답해지는 무대다. 하지만 볼트 EV는 기대 이상의 파워트레인을 제시하며 운전자를 만족시킨다.

실제 볼트 EV의 보닛 아래에는 환산 출력으로 최대 204마력을 내는 150kW급 전기 모터가 장착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순간적인 가속력을 앞세워 만족스러운 추월 가속을 연출할 수 있다. 실제 고속도로를 달리며 1차선에서 90km/h의 속도로 달리는 차량들을 지나치며 '그 가속력'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게 되었다.

게다가 전기 모터의 가장 큰 강점을 바로 즉각적인 반응에 있다. 볼트 EV는 따로 에코 모드는 존재하지 않으나 스포츠 모드를 탑재하고 있다. 모드를 활성화시키면 '피크 출력'까지의 호흡을 빠르게 가져간다. 덕분에 운전자는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최고 속도까지 부침 없이 가속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고속 주행 상황에서 높은 키가 불안할까 싶지만 막상 또 달려보면 그리 불안한 감각은 드러나지 않는다.

어느새 마련된 EV 인프라

솔직히 말해 동서고속도로를 달려 고성을 찾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인프라에 있다. 실제 동서고속도로는 개통과 함께 EV 관련 인프라를 제대로 확보했다. 가평휴게소와 내린천 휴게소 등 대부분의 휴게소에 전기차 충전 설비가 마련되어 있다.

다만 내린천 휴게소에서 충전기 하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여러 대의 전기차들이 순서대로 충전을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리고 EV 인프라가 구축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수가 넉넉하지 않아 앞으로 더 많은 증설을 기대해본다.

MPV를 따르다

볼트 EV의 모습을 보면 말 그대로 MPV의 이미지가 느껴진다. 실제 4,165mm의 전장과 1,765mm의 전폭 그리고 1,610mm의 전고를 갖췄고 휠베이스 역시 2,600mm로 전장 대비 상당히 긴 편이다. 다만 쉐보레는 볼트 EV를 해치백 혹은 MPV라고 직접 언급하지도 그렇다고 부인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바디워크 덕분에 실내 공간의 여유를 더하면서도 대용량의 배터리를 얹을 수 있게 되었다.

아직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입장에서는 더욱 날렵하고 스포티한 감성이 돋보이는 볼트(EREV) 형태의 EV가 조금 더 선호되는 건 사실이지만 대중들을 위해서는 볼트 EV가 가지고 있는 형태가 조금 더 현실적이고 경제적이다. 이런 생각은 비단 쉐보레 만이 아니라 BMW 역시 i3를 통해 공개했다.

깔끔하지만 익숙한 공간

쉐보레 볼트 EV의 실내 공간은 전기차만을 위한 디자인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었고, 또 그런 느낌을 과시하기 위한 다양한 기교들이 더해졌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쉐보레 고유의 레이아웃을 반영해 익숙함을 남겼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의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배치해 직관적이고 깔끔한 UI를 구성해 어떤 상황이든 차량의 주행 정보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점도 만족스럽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현재의 전기차들이 효율성과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에 집중하고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지 않는 점이다. 향후 이 부분은 전기차들이 더욱 대중화되면서 개선될 부분이라 생각한다.

또 다른 기교

볼트 EV는 효율성을 위한 작지만 인상적인 기교를 부릴 수 있다.

바로 저전력 모드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배터리 잔량이 많지 않으면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디스플레이 패널의 밝기를 줄이는 것이다. 볼트 EV 역시 마찬가지다. 오디오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고 있으면 바로 저전력 모드를 활성화시키겠냐고 물어본다. 이 기능으로 많으 전력을 아끼긴 어렵겠지만 괜찮은 아이디어라 생각된다.

참고로 야간, 장거리 주행 시에 운전에 집중하기 위해 이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쉐보레만의 매력, 드라이빙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는 드라이빙의 가치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차량이 집중하는 방향성에 있어 주행 완성도와의 거리가 먼 것이 현재의 대중적인 전기차들의 특징이다. 물론 테슬라나 재규어 I-페이스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대중적인 전기차 중에서 볼트 EV의 드라이빙은 어쩌면 가장 만족스럽고, 내연기관 자동차에 가까운 느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향에 대한 감각이나 피드백이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아이오닉 일렉트릭 등에 비해 보다 명확하고 직관적인 감성이 강해 다루는 맛도 상당히 좋았다. 게다가 체격 대비 다소 무거운 체중과 비교적 높은 전고를 가지고 있는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볼트 EV의 움직임은 무척 경쾌해 만족감이 높다.

그래서 그럴까? 충전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또 가속 시의 전기차 고유의 감성을 제외한다면 내연기관 차량을 타는 기분이 든다. 동의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곘지만 개인적으로는 BMW i3 보다도 쉐보레 볼트 EV의 주행이 더욱 만족스럽다. 게다가 볼트 EV는 어느 정도 회생 제동에 초점을 맞추지만 운전자가 원한다면 조금 더 자동차 고유의 느낌도 낼 수 있다.

점점 치열해지는 EV 시장, 그리고 볼트 EV

쉐보레 볼트 EV의 등장을 기다렸다는 듯, 현대자동차는 코나 EV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행이라고 한다면 아직도 쉐보레 볼트 EV가 조금 더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수치적으로는 코나 EV에 밀리는 건 분명하다. 아무래도 '전기차 시장의 아이콘'을 선점한 것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 덕분에 수치적인 열세를 극복하는 모습이다. 물론 GM이 이 볼트 EV를 그대로 내려버둘리는 없어 앞으로가 또 기대가 된다.

여전히 매력적인 EV

분명 볼트 EV는 데뷔 당시 그 어떤 경쟁 모델보다도 여유로운 주행 거리로 심리적 불안감을 지워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전기차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등극한 건 아니다. 잘만들어진 차체와 뛰어난 효율성을 자랑하는 회생 제동 시스템 그리고 GM의 경험이 담겨 완성된 매력적인 드라이빙까지 다양한 매력이 볼트 EV를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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