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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례 안 하려면 라커룸 대기” NFL ‘무릎꿇기’ 막기용 새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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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례 안 하려면 라커룸 대기” NFL ‘무릎꿇기’ 막기용 새 규정

입력
2018.05.24 16:29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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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서지 않으면 벌금 조항도

선수들 “애국 아니다” 거센 반발

지난해 11월 미국프로풋볼(NFL) 마이애미 돌핀스 소속 일부 선수들이 경기 전 국민의례 순서에 ‘무릎꿇기’ 항의를 벌이는 모습. EPA 연합뉴스
지난해 11월 미국프로풋볼(NFL) 마이애미 돌핀스 소속 일부 선수들이 경기 전 국민의례 순서에 ‘무릎꿇기’ 항의를 벌이는 모습. EPA 연합뉴스

지난해 ‘무릎 꿇기’ 논란으로 진통을 겪은 미국프로풋볼(NFL)이 앞으로 이러한 행위에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새 규정을 도입하기로 했다. 선수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서 큰 파장이 예상된다.

24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NFL 32개 구단주들은 로저 구델 커미셔너 주재로 미국 애틀랜타에서 이틀간 회의를 열고 미식축구 식전 행사인 국민의례에 참여하지 않을 선수들은 운동장이 아니라 라커룸에 들어가서 대기해야 한다는 규정을 입안해 승인했다. NFL은 “선수가 똑바로 기립하지 않고 미국 국기와 국가에 대해 존경심을 표하지 않는다면 해당 구단에 벌금을 물릴 수 있다”는 조항도 신설했다. 새 규정은 다음 시즌부터 적용된다.

이 같은 조치는 비교적 느슨했던 기존의 국민의례 규정을 더욱 강화한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0여 년 전 입안된 현재 조항은 선수들로 하여금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사이드라인에 도열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권고(should) 수준이었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운동장에 있는 선수들은 국민의례에 똑바로 참여하는 것이 의무화(must) 됐다.

‘무릎 꿇기’ 항의는 2016년 8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31)에 의해 시작됐다. 유색 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처사로 미 전역이 들끓고 있을 때였다. 그는 경기 시작 전 국가가 연주될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캐퍼닉의 ‘무릎 꿇기’에 동참하는 선수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지난해 8월 미국 샬러츠빌에서 백인우월주의자들에 의한 폭력사태로 인종차별 문제가 극에 달하자 ‘무릎 꿇기’ 시위도 폭발했다. 이런 행위에 막말을 서슴지 않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NFL은 (이들의 행위를 막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라”고 재촉했고 결국 이번 규칙 개정으로 일단락됐다.

선수들은 즉각 반발했다. NFL선수협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개정은 협회와 상의 없이 결정된 것”이라며 “선수 단체협약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디펜시브 엔드 크리스 롱(33)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것은 애국이 아니다. NFL 구단주들은 미국 사회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몸소 행동을 취한 선수들보다 미국을 더 사랑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반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번 결정은 팬들을 위한 승리이고,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승리이고 미국을 위한 승리”라고 SNS에 적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트럼프 대통령은 “승리”라고 적은 펜스 부통령의 글을 리트윗함으로써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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