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시티 사기분양 윤창열 수감 때
형집행정지 받기 위해 로비한 정황
중간役 자처 돈 받은 가수는 구속
검찰, 현직 간부들도 연루 단서 포착
교정 행정의 최고 수장인 법무부 교정본부장(1급) 출신 전직 고위공직자 두 명이 현직 시절 수감자로부터 석방 청탁 명목으로 뇌물을 받았다는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 금품이 오가는 과정에 현직 교정본부 간부 여러 명이 연루가 됐다는 단서가 일부 포착된 것으로 알려져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전 교정본부장 A씨와 B씨가 ‘굿모닝시티’사기 분양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던 윤창열씨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조만간 둘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조사할 방침이다.
윤씨는 2003년 7월 서울 중구 굿모닝시티 상가 사기 분양으로 3,700억원대 분양대금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대법원에서 징역 10년의 형을 확정 받고 지난해 6월 만기 출소했다. 윤씨는 복역 당시 10여 차례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이 됐으며, 검찰은 이 과정에서 형집행정지 등을 청탁하기 위해 교정본부장 등 교정본부 고위 관계자들을 접촉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윤씨의 석방을 돕겠다며 윤씨 지인으로부터 2,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의정부교도소 교정위원 김모씨를 구속기소했으며 같은 명목으로 로비자금 3,300만원을 윤씨 측근으로부터 받은 트로트 가수 하동진씨를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하씨는 윤씨 측으로부터 부탁을 받고 교정위원 김씨를 윤씨 측근인 최모씨에게 소개해준 것으로 조사됐다. 하씨와 김씨는 모두 교정본부장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윤씨 측으로부터 로비 자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하씨는 2007년 서울지방교정청이 추진한 ‘희망등대 프로젝트’ 홍보대사로 활동했는데 당시 서울지방교정청장은 A씨였다.
A씨는 7급 교도관 출신으로 2008~2010년 교정본부장을 지냈으며 후배 교도관들 사이에서 ‘교정행정의 달인’‘교도관의 전설’로 통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B씨 역시 윤씨 복역 기간에 교정본부장을 지냈다.
A씨와 B씨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 의혹이 제기된 것은 사실이지만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관련자들을 조사하면서 현직 교정본부 간부들도 윤씨의 석방 청탁 로비 과정에 연루됐다는 단서를 상당 부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와 B씨를 우선 불러 조사한 뒤 현직 간부들의 연루 의혹도 모두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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