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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안의식 결여로 여론의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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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안의식 결여로 여론의 맹비난

입력
2017.02.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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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집무실에 외부인이 방문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보안 열쇠를 책상에 방치한 장면. 마틴 하인리히(민주ㆍ뉴멕시코) 상원의원 트위터
백악관 집무실에 외부인이 방문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보안 열쇠를 책상에 방치한 장면. 마틴 하인리히(민주ㆍ뉴멕시코) 상원의원 트위터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보 비상 상황에서의 일 처리 방식이 수준 이하라는 여론의 공격을 받고 있다. 외교ㆍ안보 현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다가, 적대 세력의 ‘역 정보’ 이용 가능성에 전혀 대비하지 않는 허술한 보안의식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보수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진보성향의 뉴욕타임스(NYT), CNN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13일(현지시간) 일제히 지난 11일 북한 미사일 도발이 발생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의 처신에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방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플로리다 주 휴양지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만찬 중이었다.

미국 언론은 당시 만찬장에 함께 했던 일반 참석자들이 현장 상황을 찍어 개인 SNS에 올린 사진들을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관련 긴급상황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CNN은 북한 도발 소식이 전해졌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만찬을 중지하는 대신, 식탁에서 참모들과 얘기를 나눈 것을 문제 삼았다.

CNN은 “큰일이 터졌는데도 키보드 연주와 노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중대사를 식탁에서 논의했다. 다른 식탁에 있던 손님들은 몰랐을 수 있지만, 트럼프와 아베 총리 식탁의 샐러드 접시를 치우던 웨이터는 무슨 일이 터졌는지 확실히 눈치챘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NYT는 “안보 위급 상황이 터지면, 보안을 위해 관련 전문가와 함께 밀실로 자리를 옮겨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일반인들이 모두 지켜보는 식탁에서 국가 기밀을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심지어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한 손님은 대통령의 핵무기 통제시스템이 담긴 ‘핵가방(nuclear football)’을 든 백악관 직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기까지 했다

WP는 11일 소동 이전에도 백악관에서 사소한 보안사고가 잇따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밀문서를 보안취급 인가를 받지 않은 인물에게 맡긴 사실이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백악관 집무실에 외부인이 방문 중이었는데도 보안 열쇠가 담긴 가방을 책상 위에 방치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누군가 비상 사태를 엿들을 수 있었다는 점, 트럼프 대통령이 도청 방지기능이 없는 일반 전화기로 통화한 점에서 11일 소동은 이전의 보안 허술 사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사건이다”고 우려했다.

WSJ은 명시적이는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동북아 지역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갖는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일본과 100% 함께 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북한이나 한국은 물론이고 구체적인 대응 계획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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