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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서 자녀 13명 감금한 부부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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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서 자녀 13명 감금한 부부 체포

입력
2018.01.17 16: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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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왼쪽)와 루이즈 터핀. 리버사이드카운티 보안관실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데이비드(왼쪽)와 루이즈 터핀. 리버사이드카운티 보안관실 제공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중산층 거주지에서 스물 아홉부터 두 살까지 총 13명 자녀를 집에 감금하고 쇠사슬에 묶어 짐승처럼 사육한 백인 중년 부부가 체포돼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15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카운티 보안관실에 따르면 당국은 전날 로스앤젤레스 남동쪽 95㎞ 떨어진 페리스에서 자녀를 감금ㆍ고문한 혐의로 데이비드(57)와 루이즈 터핀(49) 부부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감금 중이던 딸(17)이 창문을 통해 탈출해 버려진 낡은 휴대폰으로 형제 자매들이 붙잡혀 있다는 신고를 받고 부부를 검거했다. 부인 루이즈는 경찰이 접근할 때도 딸의 탈출 및 신고를 알지 못해 어리둥절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급습했을 때 집에는 자녀 중 3명이 침대에 쇠사슬로 묶여 있었으며 건물에서는 악취가 진동했다. 자녀들은 제대로 음식을 얻어먹지 못한 듯 극히 쇠약한 상태였다.

리버사이드 카운티 보안관 그레그 펠로우즈는 “영양부족으로 17세 아동이 10세처럼 보이고 침대에 쇠사슬로 묶여 있는데다, 부상까지 입고 있었다”며 “나는 그걸 고문이라고 부르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금된 자녀들이 성적 착취 피해 증세나 정신 이상은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충격적 사건의 구체적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터핀 부부의 친척조차도 끔찍한 일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데이비드 터핀의 부모이자 피해 아동들의 조부모인 제임스ㆍ베티 터핀은 미국 ABC방송에 “전혀 알지 못했다. 놀랐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13명 모두 아들 부부의 친자가 확실하며, 4~5년간 손주를 보지 못했지만 ‘엄격한 재택 학습’을 받는 것으로 알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체포된 부부는 자택 주소지로 ‘샌드캐슬 데이 스쿨’이라는 사설 학교 운영 허가를 받아 자녀들을 가르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불과 3년 전인 2015년 두 부부는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엘비스 예배당’에서 결혼 기념 행사를 열었는데, 페이스북 등에 올라와 있는 당시 영상에는 자녀들도 미소를 지으며 춤을 추고 있다.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웃들도 “터핀 가족의 정체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한 이웃은 “3년 전 이사 왔는데 처음으로 그들을 본 게 두 달 전이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터핀 일가는 2011년 텍사스주 댈러스 근처에서 현 거주지로 옮겨왔다. 데이비드는 방산업체 노드롭그루먼의 기술자로 연봉이 14만달러(1억5,000만원)에 달하기도 했지만, 씀씀이가 커서 24만달러 빚을 지고 2011년 파산 신청을 했다. 그런데도 부부는 겉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여러 차례 여행을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미국 언론들이 터핀 일가의 집을 둘러싸고 취재하는 모습을 이웃들이 지켜보고 있다. 페리스(캘리포니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언론들이 터핀 일가의 집을 둘러싸고 취재하는 모습을 이웃들이 지켜보고 있다. 페리스(캘리포니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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