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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6ㆍ13 압승, 등골 서늘해지는 두려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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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6ㆍ13 압승, 등골 서늘해지는 두려움 든다”

입력
2018.06.18 18:37
수정
2018.06.19 01:2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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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권력 해이해지지 않게 하고 대통령 친ㆍ인척도 열심히 감시를” 선거승리 취해 부패ㆍ오만 경계령 조국 “하반기 지방정부ㆍ의회 감찰”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는 영상을 통해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시청을 했다. 고영권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는 영상을 통해 대통령 비서실 직원들이 실시간으로 시청을 했다. 고영권기자

6·13지방선거에서 여당 압승의 최대 요인으로 ‘문풍(文風·문재인 바람)’이 꼽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승리에 도취한 집권세력의 기강해이를 겨냥해 지방정부 사정 드라이브를 18일 전격 선언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방권력 재편과 함께 지방토착 세력의 부정부패를 초기에 뿌리뽑겠다는 강력한 경고여서 향후 사정 작업의 수위와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며 “지방권력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해 달라”면서 “우리가 받았던 높은 지지는 굉장히 두려운 것이며 그냥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는 정도가 아니라 등골이 서늘해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정도의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지에 답하지 못하면 기대는 금세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즉각 검찰, 경찰 등 반부패정책협의회 소속 기관이 하반기 지방정부ㆍ의회를 상대로 토착비리 근절 차원에서 감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특히 “대통령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에 대해 민정수석실에서 열심히 감시해달라”며 “민정수석이 중심이 돼 청와대와 정부 감찰에서도 악역을 맡아달라”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대통령 가족까지 감찰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선거 승리 분위기에 취해 당ㆍ정ㆍ청이 부패하거나 오만해지는 일을 솔선해 방지하겠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2기 국정운영 위험요인 및 대응 방안’을 보고하며 ▦집권세력 내부의 분열 및 독선 ▦민생 성과 부족 ▦정부혁신 미흡에 따른 관료주의적 국정 운영을 과거 정부 실패의 교훈으로 꼽았다. 지방권력 부패와 관련해서는 “이미 2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통해 토착비리를 근절하기로 했는데 그 연장선에서 올해 하반기 지방정부, 지방의회를 상대로 감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조 수석은 과거 정부에 대해 “집권세력 내부 분열과 독선이 있었다”며 “긴장감이 해이해지며 측근비리와 친인척 비리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지난 1년간 국정운영을 뒷받침한 청와대, 내각의 노력은 높이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기 때문에, 또는 대통령 개인이 그런 (더불어민주당 압승) 결과를 갖고 왔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있지만 그건 정말 온당치 못한 이야기”라며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은 전적으로 청와대 비서실 모두와, 내각이 아주 잘해 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방선거 승리 공신으로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을 꼽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각 및 청와대 개편은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 선거를 통해 지역으로 국민을 나누는 지역주의 정치, 색깔론으로 국민 편을 가르는 분열의 정치가 끝나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저로서는 제가 정치에 참여한 가장 주요한 이유 중 하나이자 목표 가운데 하나를 이룬 셈”이라며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정말 꿈꿔왔던 일이고, (1990년) 3당 합당 이후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눈물을 흘리면서 노력한 결과”라고 밝혔다. 지역주의 타파, 색깔론 극복이 문 대통령은 물론 정치적 스승인 노 전 대통령의 숙원이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이날 회의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지시사항을 청와대 직원들과 폭넓게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청와대 전 부서에 실시간 생중계됐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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