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선거 마무리 최종 발표
딱 하루 남았다.
유승민(34)이 ‘뚜벅이 유세’를 펼치며 각국 선수들의 마음을 훔치기 위해 마지막까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가 18일(한국시간) 마감된다.
리우올림픽에서는 4명의 선수위원을 뽑는다. 각국 출전 선수들은 23명의 후보 중 서로 다른 4명을 택할 수 있다. 최다득표자 4명이 선수위원이 된다.
한국을 대표해 출마한 유승민도 이곳 리우에서 보름 이상 머물며 꾸준히 각국 선수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 활동은 외롭다.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후보들의 홍보 활동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후보들은 선수촌 내 정해진 구역에서만 선수들을 접촉할 수 있는데 식당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는 안 된다. IOC에서 제작한 포스터만 들 수 있고 나눠줘서도 안 되며 이 외에 어떤 서류나 간판, 현수막, 선물 등을 만들거나 배포할 수 없다. 선거와 관련해 언론 인터뷰도 당연히 금지다. 오직 일대일로 눈을 마주치며 지지를 호소하거나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만 자신을 알릴 수 있다. 지난 3일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미디어에 선수촌을 개방했을 때 국내 취재진과 우연히 만난 그는 “어떤 선수들은 표를 주겠다고 반갑게 맞이하지만, 또 어떤 선수들은 ‘쟤 누구야’ 하는 표정으로 지나치기도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국이 보유한 IOC 위원 두 명 중 이건희(74) 삼성전자 회장은 투병 중이고 문대성(40) 선수위원은 최근 직무 정지를 당했다. 문 위원은 다음 주 임기도 끝난다. 자칫하면 한국은 활동하는 IOC 위원 없이 2018년 평창올림픽을 치러야 할 처지라 유승민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당선 가능성은 예측하기 힘들다.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전설 옐레나 이신바예바(34ㆍ러시아)와 일본 육상의 영웅 무로후시 고지(42), 유승민과 같은 남자탁구 출신인 장 미셸 세이브(47ㆍ벨기에) 그리고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여자펜싱 신아람(30)의 ‘1초 오심’ 상대였던 독일의 브리타 하이데만(34) 등이 유승민의 경쟁자다. 모두 유승민에 비해 인지도가 높다.
선수들은 일단 자국 출신의 후보를 선호한다. 한국은 미국이나 호주, 일본에 비해 선수단 규모가 작아 불리하다. 아니면 평소 국제 대회 등에서 꾸준히 교류해 온 선수를 선호하는데 육상이나 수영 등 세계적인 인기종목 출신이 유리하다.
하지만 유승민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리우의 더운 날씨에도 하루 종일 열성적으로 유세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선자는 18일 바로 발표되고 폐막일인 21일 IOC 총회를 거쳐 본격적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리우=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IOC 선수위원
선수위원은 IOC 위원과 동일한 권한을 갖는다. IOC 총회에 참석할 때에는 개최 국가로부터 전용 승용차와 안내요원이 배정될 뿐만 아니라 IOC 선수위원이 탑승하는 차량과 머무는 호텔에는 해당 선수위원 국가의 국기가 게양된다. IOC 선수위원은 운동선수가 가질 수 있는 스포츠계 최고의 명예직 ‘별중의 별’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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