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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방문 이면엔 김정은의 ‘스포츠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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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방문 이면엔 김정은의 ‘스포츠 정치’

입력
2014.10.05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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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속·고립 탈피에 적절히 이용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이 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북한은 이번 대회 금메달 11개로 종합 7위에 올랐다. 영종도=연합뉴스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이 5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면서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북한은 이번 대회 금메달 11개로 종합 7위에 올랐다. 영종도=연합뉴스

북한 권력서열 2인자그룹이 남측을 전격 방문하면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특유의 ‘스포츠 정치’가 새삼 주목 받고 있다. 3인방의 깜짝 방문에는 스포츠에 집착하는 김정은의 즉흥적 결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김정은의 스포츠 정치는 3가지 측면에서 해석되고 있다. 우선 경쟁과 흥미를 통해 주민들의 충성심을 높이고 정치적 관심을 스포츠로 돌려 내부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로써 백두혈통만으로는 부족한 리더십을 보완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또한 북한 선수단이 국제대회에 참가해 국제사회 일원으로 대외 이미지를 개선하고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다중의 목적도 달성할 수 있다.

이에 북한은 2012년 11월 체육사업을 총괄하는 국가기구인 체육지도위원회를 설립했다. 숙청된 북한의 2인자 장성택이 맡던 기구로 같은 해 12월에는 당 구호에 ‘축구강국, 체육강국’을 포함시켜 체육열풍을 강조하고 있다. 대북 소식통은 5일 “스포츠는 30대 초반의 어린 김정은이 내세울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통치이념”이라고 말했다.

북한 선수단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올린 종합 7위의 성적은 이 같은 다목적 포석을 한꺼번에 달성할 수 있는 호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국제규모의 체육행사에 북한 권력의 핵심 실세를 한꺼번에 내려 보내 자연스럽게 북한 선수단의 선전을 자축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대내외적 효과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과거 올림픽 폐막식의 경우 의전차원에서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보냈던 것에 비춰보면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노동신문 등 북한 공식 매체들이 5일 북한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을 높이 평가하고 김정은이 주도한 체육중시 정책의 결실로 선전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분석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은 이날 평양에 도착한 북한 선수단이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을 비롯한 당정군 고위인사들의 영접 속에서 ?“수십만 평양시민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며 환영 행사 장면을 실황 중계로 보도하기도 했다. 반면 북한 매체들은 이날까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북한 대표단의 남측 방문 활동에 대해서는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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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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