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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TAFISA 서울 총회, 생활체육의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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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TAFISA 서울 총회, 생활체육의 길을 묻다

입력
2017.11.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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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FISA 제 25차 서울 총회/사진=주최측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102개 프로 축구 구단을 보유한 ‘축구 명가’ 이탈리아가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탈락이란 쓴 맛을 봤다. 반면 인구 34만 명으로 축구 변방국으로 취급받던 아이슬란드는 사상 첫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루며 파란을 일으켰다. 아이슬란드의 저력은 탄탄한 기반의 생활체육에서 시작된다. 아이슬란드는 국토의 80% 정도가 빙하와 용암 등으로 야외에서 축구하기에 적합하지 못한 나라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국가 차원에서 추진한 생활체육 장려 정책을 바탕으로 학교나 동네마다 실내 축구장인 '풋볼 하우스'가 보편화됐다.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의 경계는 허물어졌고 영화인부터 법학도까지 특이한 이력을 가진 축구 국가대표들도 탄생했다. 헤이미르 할그림손 대표팀 감독의 본업은 치과의사이지만 아마추어 축구선수 생활을 병행하다 대표팀 수장에까지 올랐다.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닷새간 서울에서는 제25차 세계생활체육연맹(TAFISAㆍ총재 장주호) 세계총회가 열렸다. 국제기구 생활체육 인사들을 포함해 90개국 600여 명의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각국의 생활체육 성공사례 정보를 교환하고 열띤 토론을 하기도 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둔 세계생활체육연맹은 168개 회원국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다 건강하고 보람 있는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세계적인 생활체육운동을 전개ㆍ총괄하는 국제 생활체육단체다. 엘리트 선수들이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운동대회나 프로그램들을 가동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 종목도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체육 종목을 기반으로 한다. 줄다리기뿐 아니라 체조부터 걷기 대회도 존재한다. 엘리트체육이 경기력을 향상하는 데 집중한다면 여기는 즐기는 데 초점을 둔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엘리트체육을 대표한다면 TAFISA는 생활체육을 대표하는 단체다.

제25차 TAFISA 서울 총회 관계자와 일반 참가자들이 11월 18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TAFISA 서울 총회 기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기원 범국민 걷기대회’ 출발선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부터 여형구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파란색 점퍼와 목도리 착용), 이대순 TAFISA 서울 총회 조직위원장, 장주호 TAFISA총재, 샘 람사미 IOC생활체육위원장/사진=TAFISA 제공

최근 우리나라도 생활체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한체육회와 한국생활체육회를 하나로 통합했다. 오래 전부터 엘리트체육 못지않게 ‘생활체육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효과는 미진했기 때문이다. 한국스포츠개발원이 발표한 2016 국민생활체육 참여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체육동호회 가입 및 활동자는 13.9% 수준이고 최근 1년간 규칙적 체육활동 참여 빈도는 ‘전혀 하지 않는다’가 30%에 육박했다. 운동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시간적 여유(42.5%)도 문제이지만 집 인근 체육 시설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이유가 두 번째로 많았다. 답변자의 48%는 공공 체육시설 확충 필요성을 주장했다. 인천환경공단 시설관리팀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역마다 상이하나 주말에 무료로 개방하는 축구장의 경우 추첨제나 선착순으로 운영된다. 워낙 경쟁률이 높아 한 축구동호회가 매주 당첨될 확률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민간 체육시설은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비용 부담 때문에 공공 체육시설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노인 인구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TAFISA가 제안하는 누구나 참여하는 생활체육 프로그램 강구는 눈 여겨 봐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5년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노인은 60대 49.3%, 70대 이상 57.2%로 심각한 수준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지역 단위로 노인들만 참가하는 ‘시니어 올림픽’을 활발하게 개최하는 등 소규모 단위 생활체육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생활체육에 강제성은 없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생활체육이 국민들 건강관리에 가장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정학 경희대학교 스포츠경영 대학원 교수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흥행 실패가 국민들의 기초ㆍ생활체육 참여 저조와도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국민들의 관심은 엘리트 선수들이 활약하는 인기 있는 스포츠에만 집중돼 있고, 기초 스포츠에 대해서는 참여도가 낮고 인식 또한 높지 않다”고 말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 이번 TAFISA 총회는 엘리트체육과 함께 생활체육의 중요성을 다시 돌아보게 한 무대였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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